(비즈트렌드)이동통신 5G 시대, 중국을 잡아라
2015-12-23 10:00:00 2015-12-23 17:49:02
전세계 이동통신 시장이 오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5세대(5G)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 진화를 넘어 산업 구조적 변화가 전망되는 5G 시대에선 경쟁자이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승민 산업연구원(KIET) 연구원은 ‘한·중 5G 이동통신 기술개발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향후 5G 분야에 대한 중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이는 IT 산업의 선도자인 우리나라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산업 환경을 이해하고 기술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G 이동통신은 4G(LTE)와 비교해 용량과 속도가 1000배 증가한 통신 기술이다. ▲1Gbps급 전송속도 ▲1초에서 1ms로 향상된 접속속도 ▲최대 500km/h의 이동성 ▲사용자당 1000분의 1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 ▲수많은 주변 디바이스와의 소통 등으로 정의된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6~2017년부터 5G 표준화 작업이 본격화돼 2018년 이후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며, 상용화 시점은 2020년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5G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 이동통신과 비교했을 때 서비스 개념에서 상당한 차이가 예상된다. 통신 용량의 대폭 증가, 대용량 콘텐츠 실시간 전송, 이동 중 접속 속도 향상 등이 이뤄지면서 모바일 서비스와 사용자 활용성이 크게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3G(WCDMA) 상용화 이후 10~15년 사이에 통신 수요는 100배 이상 증가했다. 그에 반해 이동통신 용량은 20배 늘어나는데 그쳐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디바이스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 등은 5G 상용화 이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연구원은 “이동통신 트래픽 증가와 IoT 활성화로 5G 이동통신 시장 규모는 2026년 1조158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5G 시장은 상용화 이후 기존 이동통신 방식을 점진적으로 대체하면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통신 시장 규모 및 5G 이동통신 비중 전망. 자료/관계부처 합동 ‘미래성장동력 종합실천계획(안)’
 
5G 기술 개발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 학계 주도의 원천기술 개발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민간 기업과 정부를 중심으로 관련 기구를 조직해 통신 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유럽은 범유럽 연구 프로그램인 FP 7(Seventh Framework Program)의 METIS 2020 프로젝트(2012년 11월), 5G PPP(5G Public-Private Partnership) 프로젝트(2013년 12월)를 통해 2020년까지 약 7억유로를 투자할 방침이다. 미국은 퀄컴, UC버클리, NYU 등 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5G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2020년 5G용 주파수 대역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자국 5G 기술을 시연하는 것을 목표로 7개 대역 주파수를 검토 중이다.
 
중국은 향후 스마트폰 시장과 더불어 5G 이동통신 수요를 주도할 지역으로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13억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4G 이동통신 가입자 비중이 3.5%에 불과하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20%에 못미친다는 점은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중국 이동통신 1위 차이나모바일은 2014년 한 해 4G 가입자를 1억명 가까이 확보했다. 올해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미국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규모인 2억4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5G 시대에는 IoT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 보유자가 시장 우위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국내외 통신 서비스 기업, 전자 제조 기업 등과 공동개발 및 표준화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5G 기술 개발을 국가적 차원의 주요 과제로 보고 IMT-2020(5G) Promotion Group을 발족해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3G, 4G 이동통신 표준을 독자적으로 채택해 자국 업체들의 수익성과 대외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실패를 경험했다. 이에 5G 시대엔 독자적 방식을 고수하기보다 국제표준 방식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아직 5G 기술에서는 중국보다 한국이 앞서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차세대 유무선통신 네트워크 기술(5G)’ 조사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5G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각각 84.8%, 75.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중국에 비해 1.5년 정도 기술이 앞서고 있지만 점차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민·관 공동으로 ‘5G 포럼’을 조직하고 서비스 연구와 기술 검토, 국제협력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5G 마스터’ 전략을 통해 7년 간 1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기술 개발 및 생태계 조성, 표준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기반 서비스를 선보인 뒤 2020년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김 연구원은 “단순 기술 방식의 차이가 있던 4G와 달리 5G에서는 산업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IoT, 대용량 콘텐츠 등 5G 이동통신 시나리오를 고려해 서비스와 콘텐츠, 플랫폼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IT 서비스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정책 지원을 동반한 산업 육성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스몰셀 등 소규모 통신망 지원을 위한 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통신장비 산업의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4G 방식부터 외국 기업이 잠식하고 있는 만큼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 새로운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5G 주파수 대역을 조기에 확보하고 기술 표준을 고려한 장비·서비스를 개발해 중국 시장 조기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흐름이 빠른 IT 서비스 분야에선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도록 효율적인 주파수 분배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5G 기술 표준 수립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앞으로 중국 시장 진출 시 중국의 기술적 요구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의 이동통신 산업 환경과 규제를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11월20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통신 사업자 간 전략적 협의체인 ‘SCFA(Strateg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에서 차이나모바일과 NTT도코모 대표를 만나 5G 협력 등을 논의했다. 우측부터 황창규 회장, 카토 카오루 NTT도코모 사장, 샹빙 차이나모바일 회장. 사진/KT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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