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훈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첫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SK그룹은 오는 16일 '2016년 인사와 조직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등 사장단 인사는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 C&C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다수가 교체됐기 때문이다.
15일 SK그룹 관계자는“지난해 큰 폭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바 있어, 올해는 작년에 비해 소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안다”며 “이번 정기인사 기조는 안정 속 혁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당시 임명된 장동현(SK텔레콤), 정철길(SK이노베이션), 문종훈(SK네트웍스), 박정호(SK C&C) 사장들은 모두 최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측근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상황에서 쉽게 인적 교체를 하지 않으리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신규 임원 선임을 포함해 승진 인사 규모는 작년 수준에 못 미치는 1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지난해 117명(신규 87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책임경영' 최태원…내년 등기이사 복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년 주력 계열사 등기이사직 복귀를 계기로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사면복권 이후 하반기 내내 대규모 투자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 초 이사회 결의와 계열사별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재계 오너들이 등기임원직을 사퇴하고 배당은 늘리는 등 잇속만 챙기고 책임은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솔선수범하는 경우라 볼 수 있다.
대표이사 복귀가 유력한 회사로는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가 거론된다. 그룹 지주사인 SK㈜는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반도체 등 그룹 차원의 핵심사업을 육성할 계획으로 지난 8월 SK C&C와의 합병해 출범했다. 최 회장이 그룹 전체를 조율하기 위해선 지주사 대표이사직이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사면·복귀 후 직접 4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밝히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현재 SK의 손자회사인 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승격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재편설이 흘러나온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투자와 확장을 지속하기 위한 최 회장의 불가피한 선택일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그룹 사업의 한 축을 맡는 SK이노베이션은 안정적인 유동성을 등을 바탕으로 저유가 시대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사업 개척' 최재원 공백 우려
그룹의 신사업 개척을 주도했던 최재원 수석 부회장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도 관건이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을 옵션투자금으로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6개월을 확정 판결 받고 33개월째 복역 중이다.
SK그룹으로서는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둔 시점에서 그의 빈자리가 커보인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SK의 성장동력원인 액화천연가스(LNG) 자원이나 친환경 발전소,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사업 발굴 등에 주력해 왔다.
최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해 CJ헬로비전 등을 인수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으로 넥슬렌 공장을 준공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SK가 유독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최 부회장의 공백이 주요인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최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는 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주관하는 SK이노베이션은 연료전지의 핵심인 분리막(LiBS) 기술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그의 부재 속에 지난해 11월 독일 콘티넨탈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청정 에너지원으로 부상한 셰일가스 확보 사업도 최 부회장의 몫이었다. 그는 2010년부터 친환경 셰일가스에 주목하고 가스전의 조기 확보를 위해 애를 썼다. 그러던 중 최 부회장이 수감되는 바람에 사업은 차질을 빚게 됐고 SK E&S는 지난해 9월에야 미국 오클라호마에 있는 가스전을 인수할 수 있었다.
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오너십이 핵심인 신성장 사업의 투자 등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광장동 SK아카디아에서 열린 2015 동반성장 CEO 세미나에 참석해 협력회사 대표들과 질의응답을 하며 상생협력, 동반성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김종훈 기자 f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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