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유가하락으로 인한 중동계 자금 이탈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10거래일 만에 순매도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2655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10거래일 중 9거래일은 순매도를 보였고, 이달 1일에만 유일하게 1134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기준을 11월1일로 넓히면 순매도 규모는 4조1964억원에 달한다. 다만, 11월 한 달간 금액은 1조9309억원으로, 이달 10거래일 순매도 규모보다 작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달 15~16일에 예정된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외국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FOMC 결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후 대응하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최근 매도세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인해 신흥국 증시 전반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데, 기계적 매도보다는 의도가 있는 매도라고 보인다”면서 “최근 한 달간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패시브 펀드들은 국내 증시에 1억달러의 자금을 배분했지만 액티브 펀드는 약 5억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 외에 중동계 자금 이탈도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중동계 자금이 앞으로도 매도세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하락으로 인한 해외 투자금 회수로 중동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사우디가 올해 6~10월 사이 3조3500억원의 순매도를 하는 등 이 기간 동안 중동계 자금의 순매도 금액은 3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다만 사우디가 국내 증시에서 추가적으로 매도할 수 있는 금액에는 한계가 있다”며 “UAE나 쿠웨이트 등 다른 중동 국가들은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중동계 자금 매도세는 정점을 지났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반면에 이재훈 연구원은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분위기 속에서 중동계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수급을 주도하게 된다면 미국 금리 불확실성 해소와는 별개로 외국인 수급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연말까지는 국내 증시에서 국제유가가 가장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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