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분열의 절망과 희망
입력 : 2015-12-13 15:23:07 수정 : 2015-12-13 18:28:57
끝내 갈라섰다. 분열이다. 분당 수순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당연히 내년 총선도 어려워졌다. 굳이 우리 정치사를 뒤지지 않더라도 ‘분열은 필패’였다. 여기까지가 모두가 인정하는 절망이다.
 
희망은 없을까. 일단, 지긋지긋한 집안싸움에서만큼은 자유로워질 것 같다. 며칠간은 안철수 탈당에 대한 문재인 책임론 등 후폭풍이 이어지겠지만, 갈라선 만큼 내부 이의 제기보다는 정치적 모색을 하면 된다. 또 총선 체제로 전환되면서 서로의 발걸음도 빨라지게 됐다.
 
이는 단일대오를 의미한다. 대정부 투쟁을 비롯해 각종 정책에서 더 이상 갈라진 목소리가 끼어들 틈은 협소해졌다. 야당다운 야당이 가능해졌다. 가녀린 목숨들이 수장되고,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역사를 제 입맛에 맞게 요리하고, 국민을 IS에 비유하는 무법천지를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외신보다 못한 야당 아니었던가.
 
무엇보다 제대로 된 혁신이 가능해졌다. 약속대로 김상곤 혁신안과 안철수 혁신안을 모두 이행해야 한다. 인적 쇄신은 필수다. 호남 지역주의에, 계파 지분에 기대던 구태정치를 이번 기회에 청산해야 한다. 그 어떤 이유로도 구태를 남겨선 안 된다. 밀실공천이 아닌, 시스템공천으로 답을 주면 된다. 원칙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그래야 새싹이 자란다.
 
은근슬쩍 복당의 길을 열어주던 온정주의도 벗어던져야 한다. 명분 없는 통합도, 선거철마다 반복되던 정치공학적 연대의 유혹도 뿌리쳐야 한다. 그래야 당의 기강이 바로 선다. 대선주자가 탈당해 안방에서 당선, 다시 복당하던 웃지 못 할 전철을 되밟지 않아야 한다. 의석 1석의 많고 적음을 쫓다 당은 오합지졸이 됐다. 오합지졸에 희망을 거는 국민은 없다.
 
이제야말로 문재인의 시험대다. 동이 트기 전 가장 어둡다고 했다. 책임지는 모습으로, 운명을 숙명으로 마주해야 한다. ‘탓’은 이제 통하질 않는다. 기울어진 운동장도, 지독한 친노 프레임도, 분열된 야권 지형도 핑계거리가 돼서는 안 된다. 야권이 지리멸렬하는 동안 국민이 겪었던 고통을 떠올려야 한다. 견제와 균형이 사라졌기에 독주가 가능했다. 대한민국을 유신시대로 되돌린 건 결국 야당의 무능이었다.
 
안철수도 그토록 외치던 ‘새정치’를 구현해 주길 바란다. 사실 창조경제만큼이나 새정치는 모호했다.
 
김기성 탐사부장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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