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앞으로 정부계약에 참여한 업체가 최저가낙찰자임에도 입찰가격이 기준가격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다는 이유로 심사도 없이 탈락하는 불합리한 점이 사라진다.
또 발주기관에서 공사에 필요한 투입물량을 제시하면 업체는 그에 대한 가격(단가)만 제시하는 방식에서 탈피, 입찰업체가 직접 공사에 투입될 물량을 산정하고 가격도 함께 제출하는 순수내역입찰제도 도입된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민간전문가와 업계, 관계 부처 공무원 등이 참여한 30여 차례의 실무 태스크포스 회의와 3차례의 정부계약제도 개선추진위원회(위원장 이용걸 재정부 2차관)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정부계약제도 개선으로 산업경쟁력을 낮춘다는 지적을 받아 온 업체의 기술력보다 운(運)에 의해 낙찰자가 정해지는 나눠먹기식 입·낙찰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 최저가낙찰자 심사탈락 없어진다
정부는 우선 300억원 이상의 공사에서 시행하는 최저낙찰제의 저가심의제도와 심사방식을 개선하고, 300억원 미만의 공사에서 시행하는 적격심사제도의 규모도 축소했다.
지금까지는 최저가낙찰제 심의 때 입찰자가 제시한 금액이 발주기관과 입찰참가자의 평균가격으로 산정한 공사종류별 기준금액의 80% 이하인 공사의 종류가 20% 이상이면 '기준가격에 비해 입찰가가 터무니 없이 낮다'는 이유로 아예 심사대상에 제외됐다.
그러나 올 연말부터는 최저가입찰자 순으로 적정성 여부를 반드시 심사해야 한다. 입찰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다는 이유로 심사도 없이 탈락하는 불합리한 점이 해소되는 것이다.
최저가낙찰제의 대상도 확대된다. 지난 2006년부터 300억원 이상의 공사에 한해 최저가낙찰제를 실시해왔으나 경기상황이 개선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늦어도 오는 2012년부터는 100억원 이상으로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따라서 300억원 미만 공사에 한해 실시하던 적격심사제도의 규모도 100억원 미만으로 축소하고, 심사방법도 예정가격을 잘 맞추는 업체보다 공사수행능력이 우수한 업체위주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운에 따라 돌려먹기(나눠먹기)식으로 공사를 낙찰받던 기존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
◇ 입찰업체가 견적내는 '순수내역입찰제' 도입
입찰방식도 크게 바뀐다.
현재는 발주기관에서 공사에 필요한 투입물량을 제시하면 업체는 그에 대한 가격(단가)만 제시하는 방법으로 입찰에 참여해 왔으나 내년부터는 입찰업체가 직접 공사에 투입될 물량을 산정하고 투입 물량에 따라 가격을 산정해 제출하는 '순수내역입찰제'가 도입된다.
순수내역입찰제는 내년에는 1000억원 이상, 후내년에는 500억원 이상, 오는 2012년에는 300억원 이상의 공사에 도입된다.
단순히 입찰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입찰에 참여해왔던 업체들은 이제 낙찰받기 어려워졌다. 업체들에게는 보다 적은 물량과 가격을 투입해 공사를 해내야 하는 최선의 공법을 찾아내야 하는 숙제가 지워져 업체의 기술향상과 견적능력 향상 등 업체들의 경쟁력도 향상될 전망이다.
특정단체에 대한 지원, 특정제품에 대한 특혜 등으로 말 많고 탈 많던 수의계약제도도 올 연말 일제히 정비된다.
먼저 38개에 달하는 복잡다단한 수의계약 사유를 정비하고, 경쟁이 가능한 부분은 경쟁체제로 전환하고, 특정단체에 대한 수의계약도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KS 등 각종 인증제품과 농공단지 등 특별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경우는 수의계약임을 악용해 발주기관이 임의로 선정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제한경쟁을 통해 업체나 제품을 선정해야 한다.
또 신기술 등 기술개발제품의 경우는 인증기간 내내 수의계약이 가능했으나 이젠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경쟁입찰 하도록 '졸업제'로 전환한다.
◇ 보훈·복지단체 수의계약 2012년부터 매년 20% 축소
보훈·복지단체 등 특정단체의 경우는 오는 2011년까지는 종전 계약금액 범위에서 수의계약하지만 오는 2012년부터는 매년 20%씩 수의계약 금액을 축소해 2016년에는 이들 단체와의 수의계약을 없애고 경쟁체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입찰참여기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업체간의 경쟁촉진, 품질향상 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계약제도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의 게약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0%인 100조원 수준이며, 건설공사의 경우는 공공부문이 32조5000억원으로 국내시장 123조3000억원의 26%에 달한다.
정부는 오는 19일 오후 2시 건설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부계약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국가계약법령 등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규연 재정부 국고국장은 "복잡한 규정과 법령에 근거가 없는 회계예규 등으로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어 왔는데 계약제도를 알기 쉽게 정비해 국민의 접근성을 높이고, 재정집행의 효율성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