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소비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매일유업과 서울우유협동조합에서 오너와 임원들의 비리 혐의가 적발되자 직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경영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직원들은 이번 사건으로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7일 유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이동영(62) 전 서울우유 상임이사 등 3명을 구속하고, 김정석(56) 전 매일유업 부회장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서울우유 상임이사는 2010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계약 유지를 도와주고 불량품이 있어도 무마해 주겠다”며 최 대표로부터 8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부회장은 매일유업의 납품 중개·운송·광고업체 등 별도 법인을 만들고 200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납품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32억원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매일유업 창업주인 고 김복용 회장의 차남이자 김정완 회장의 동생이다.
이에 대해 양사는 공식적으로 회사 전체의 문제가 아닌 개인 비리라는 입장이라며 선을 긋도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회사 전체가 아닌 상임이사 개인 사무실에만 압수수색이 들어왔다”며 “검찰에 문의해 봤지만 개인에 대한 수사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측 역시 “회장의 동생이긴 하지만 현재 매일유업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비리 사건까지 터져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한 업체 직원은 “우리도 기사를 보고 사실을 알았다”며 “애꿎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윤리 교육이 강화될 것 같은데 이래저래 혹독한 연말을 보낼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원유공급 과잉으로 활로가 막혀 직원들은 모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이런 사건까지 터져 당황스럽다”며 “직원들도 창피하고 허탈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유업계의 상황은 역대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2013년까지 9만톤대였던 우유 재고량은 올해 9월 26만2659톤까지 상승했다. 우유 소비량은 줄고 있으며 치즈 등 가공품은 해외 낙농국가 제품에 비해 단가가 높아 상품성이 없다.
실제로 서울우유는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각각 2.4%, 84.5% 감소했다. 매일유업은 유가공 사업부의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3.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0.5% 감소했다.
국내 유업계 경영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에서 각종 비리 사건까지 터지면서 종사자들의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우유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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