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강한 박 대통령,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1)
2015-12-06 13:12:22 2015-12-06 13:12:22
 야당과 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은 답답해하고, 혹은 그 이유를 전혀 이해할수 없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정치 리더 중 지지율 1위는 단연 박근혜 대통령이다. 민감한 의제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질 때도 국민들은 대체로 대통령이 강조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복면시위 금지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테러방지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같은 것이 대표적 예다. “19대 국회는 일을 잘하고 있는가?” 같은 질문은 너무 일방적이라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식이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차기 대선도 여권의 정권재창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국회가 있다. “과연 저들이 일을 잘하고 있나?” “저들은 당리당략에만 얽매여있지 않나?” “약속을 우습게 여기고, 신뢰를 저버리는 사람들 아닌가?” “말로만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지 정부 발목 잡는데 급급하지 않나?”
 
박 대통령은 이 질문들로 선은 긋고 있다. 그래서 반대편에 국회를 바라보면서 자기는 국민옆에 슬쩍 선다. 경우에 따라 선 너머 국회 옆에 세우는 단골 멤버는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다. “대기업 노조는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있지 않는가?” 같은 질문은 항상 대통령에게 유리하다.
 
때론 공무원들이나 여당 의원들도 저 쪽 편으로 밀어버린다. 자신이 자신의 편을 엄중히 질책하는 모습에 대해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지적도 나오다. 하지만 ‘야당’이 아니라 항상 ‘국회’를 질타하는 모습을 통해 초월적 심판자 내지 국민의 대변자 이미지가 축적된다. 그러면 국민들은 박수를 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여당 의원 상당수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배신의 정치-진실된 사람’ 논란이 잘 보여줬듯이.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럴까? 대통령이 남들 비판은 잘하지만 무엇이 이 정부의 비전인지, 2020년을 바라보는 국가적 의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극히 예외적 경우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을 선거 치르듯 하고 있다. 선거는 남보다 무조건 한 표만 더 앞서면 모든 것을 다 얻는 게임이다. 절대적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우위를 점하면 된다. 내가 잘 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남이 못남을 보여주면 된다. 어차피 나를 안 찍을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돌이켜보면 국가균형발전, 한미 FTA,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 등은 의제를 중심에 뒀던 전임자들은 그 의제의 구현을 위해 야당이나 여론의 협조를 지향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명확히 가치-전선(戰線)형이다. 국정운영, 대통령의 메시지, 인사 모두 선거 치르듯 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미국 정치에선 ‘상시적 선거 캠페인’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양당이 서로를 공격함으로써 지지자를 자극하고 다음 선거에 사용할 반대 아젠다를 발굴-촉진시킨다. 그런데 이를 통해 정치의 파당화와 양극화가 심화되고 소모적 갈등이 조장된다. 이 과정에선 ‘설득’보다는 ‘결집’이 핵심이다. 한국 역시 이젠 마찬가지다. 그런데 다시 출마할 일도 없는 현직 대통령이 ‘상시적 캠페인’의 1인자다.
 
그러면 이렇게 강한 대통령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단 말인가? 다음 이 자리에서 풀어내보겠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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