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내에서 핀테크(금융+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은행과 핀테크기업 간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형 은행들이 핀테크 업체의 서버 접속을 차단한 게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고객 계좌정보의 안전성과 서버 과부화 등을 이유로 핀테크업체의 서버 접근을 차단한 것이다.
핀테크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해당 업체들은 "소비자의 자기정보 이용권한을 제한하는 행위"라며 "은행권의 시도는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부당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표면적으로는 금융 거래 정보의 안전성과 서버 관리 등의 문제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은행권이 고객 이탈을 우려해 핀테크업체에 견제구를 날렸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금융연구원의 '미국 은행과 핀테크기업 간 금융정보 공유 논란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은행들은 금융정보를 수집하는 핀테크 기업의 은행 서버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서비스 가입자가 은행·증권·대출 계좌 정보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면, 핀테크업체는 은행계좌 잔고·신용카드대금·항공사 마일리지·퇴직연금계좌 등의 정보를 합쳐 고객들에게 예산수립과 금융거래 등 개인재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민트와 퀵큰 등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민크와 퀵큰 등 핀테크기업은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의 견제 집중 견제 대상으로 떠올랐다. 은행들은 웹사이트에 "핀테크업체와 거래를 할 때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 필요가 있다"는 경고문을 게재하거나 일부 은행은 핀테크기업의 은행 서버 접속 차단에 나섰다.
고객 금융정보에 대해 접근을 차단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은 은행들이 갖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또 핀테크기업들이 금융정보 수집과정에서 서버용량을 과도하게 차지하면서 인터넷뱅킹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점도 접속 차단의 이유로 내세웠다.
핀테크기업은 "은행의 월권"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로부터 정보 수집·관리·분석하고 재무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둔 만큼 금융회사의 서버 접근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은행 서버 접속 차단은 소비자의 정보 이용권한을 제한한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핀테크업체로 고객이 이탈할 것을 우려한 은행들이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금융동향센터는 "개인금융에 특화하는 핀테크기업의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소비자들이 은행과 핀테크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상품의 가격과 서비스에 대한 비교가 쉬워지면서 은행권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은행권의 대응 이면에는 자신들의 업무영역을 지키기 위해 고객정보를 핀테크기업들과 공유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표적인 금융정보 수집업체 민트는 지난 5년 간 가입자수가 2000만명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또 미국 밴처캐피탈 시장조사기관 다우존스밴처소스에 따르면, 핀테크기업이 1월~10월 간 조달한 자금은 6억7300달러로 지난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외형이 급격하게 확대되는 형국이다.
은행과 핀테크기업간 갈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은행 업계가 핀테크기업들의 불만에도 금융거래 수집을 위해 은행 서버에 접속할 때 준수해야 할 보안지침을 마련하고 있어서다.
금융동향센터는 "은행과 핀테크기업은 경쟁과 협업이라는 상충관계에서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만큼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있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건물의 모습. 사진/뉴시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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