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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해외직구 활성화 위한 과제는?
2015-11-23 11:06:42 2015-11-23 11:16:53
해외직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 마련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외직구란 외국의 오픈마켓, 의류 브랜드 등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으로 해외직접구매의 준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해외직구 시장규모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해외직구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의 하자, 반품 배송료 과다 과금, 환급 지연, 오배송 등 소비자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직구 거래금액은 2010년 2억7000억달러에서 2014년 15억5000달러 규모로 연평균 54.1%로 증가하고 있다. 해외직구 건수도 같은 기간 약 357만9000건에서 1553만건으로 증가했다. 해외직구 규모의 성장은 국내에 비해 저렴한 거래가격, 해외 쇼핑몰의 간소화된 결제절차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해외직접구매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82.1%에서 올해 74.8%로 줄었지만, 여전히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미국에 이어 유럽, 일본, 중국이 각각 11.1%, 4.7%, 4.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환율 하락폭이 큰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직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해외 직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유럽(62%)과 일본(142%)이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패션 뷰티와 식품의 구매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직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인 19.1%을 차지하는 품목은 의류로 2014년 한해 약 296만건에 이르렀다. 신발도 약 204만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건강식품과 식품은 각각 해외직구 상위 2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품목별 증감률에서는 전자제품, 식품, 화장품, 건강식품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자제품의 경우 2014년~2015년 동안 해외직구 건수가 114.2% 증가해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13년 이후 LED TV와 소형가전의 해외직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 경우에는 해외직구를 경험해본 소비자들이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면서 유아용 식품, 곡물, 비타민 등의 건강기능식품 구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낮은 가격과 할인율을 이용해 해외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스마트소비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해외직구 경험자 가운데는 여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해외직구를 이용해본 경험자 중 여성은 70.8%, 남성은 29.2%를 차지했다. 여성은 의류, 화장품 등에서 주로 해외직구를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초고화질(UHD) TV 등 가전제품을 포함해 각종 혼수용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타고 있다. 다만, 건당 거래액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해외직구 건당 평균 거래액은 120.4달러로, 이 가운데 남성은 149.4달러 여성은 108.4달러를 평균적으로 사용했다.
 
해외직구 경험자의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높은 비중인 58.6%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20.6%, 20대 15.3%, 50대 이상 5.4%를 나타냈다. 30대는 주로 혼수용품, 유아용품, 식품 등을 해외직구 방식으로 거래했다. 40대는 생활용품과 건강보조식품, 20대는 패션 뷰티 품목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특징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해외직구 건당 거래액이 높다는 점이다. 50대 이상의 해외직구 경험자는 평균 건당 136.8달러를 사용해 가장 많은 돈을 지출했으며, 20대는 105.2달러로 가장 적게 썼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연령대별로 주로 구매하는 품목의 차이나 소득수준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50대 이상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은 50대 이상 소비자들과 소득수준이나 소비패턴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해외직구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해외직구의 긍정적 영향으로는 ▲소비자 후생 향상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 ▲후방산업의 부가가치 견인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 등이 꼽힌다. 반면 부정적 영향도 존재한다. 해외직구의 부정적 영향으로는 ▲국내 소비재 시장잠식 ▲국내 도소매업의 수익성 악화 등이 지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직구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기반이 구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직구는 전자상거래법, 소비자보호법 등의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많아 소비자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또한 목록통관의 품목이나 허용가액기준이 확대돼 통관절차의 간소화도 필요하다. 현재는 물품이 100달러 이상이거나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과 같이 목록통관 배제품목으로 지정돼 있는 품목들은 통관절차가 복잡하다.
 
해외직구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도 마련돼야 한다. 해외직구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주요 제조업들은 선제적으로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세계적인 온라인 유통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은 배송서비스, 결제시스템, 언어 시스템 등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구축해야 한다.
 
역직구 시장을 키우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통관절차를 간소화하고, 해상배송체계를 구축하는 등 역직구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개선이 요구된다. 김 선임연구원은 "국외로 반출하는 물품을 신고하는 절차가 매 건별로 신고해야 하는 등 불편해 간소화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해외 소비자들로 하여금 A/S 불안감, 반품 교환 등에 대한 우려, 사기 허위 광고 등 불신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광경. 사진/AP·뉴시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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