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종합보고서 "중소기업·서민부터 살리자"
민주정책연구원 발표…산업·노동·주거 등 해결 과제 제시
2015-11-20 17:49:19 2015-11-20 17:49:19
859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전월세난으로 치솟는 주거비 부담, 그리고 대기업에 의존하는 산업 구조. 새정치민주연합 민주정책연구원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우선 해결 과제로 내놓은 정책은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 비정규직 축소, 주택 임대료 안정, 그리고 공평과세 등이다. 문재인 대표가 최근 발표한 '민생 4대 개혁'과 같은 맥락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민주정책연구원은 지난 19일 사회경제정책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과 민주정책연구원, 학계, 시민단체가 참여한 사회경제정책연구회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매주 토론해온 결과물이다. '위기의 대한민국: 우리 사회 우선 해결 과제를 제안한다'라는 부제를 단 보고서는 산업·조세·노동·주거·금융 등 사회·경제 전반을 아우른다.
 
중소기업 생태계로의 전환…초과이익공유제·법인세 강조
 
10대 재벌 그룹 81개 상장회사의 사내유보금은 올해 600조원을 넘어섰다. 설비 투자가 줄어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도 떨어지고 있다. 1990년대 7%에 육박했던 잠재성장률은 최근 들어 3%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고서는 "대기업 중심 정책은 소수의 기득권을 자가 시장을 지배하게 만들어 경쟁이 무력화하고, 시장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대기업에 의존하는 구조는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한국 경제 자체를 취약하게 만들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가 위기를 벗어나는 대안이라고 본다. 가장 먼저 제시한 해법은 자금 흐름을 선순환시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법은 경쟁 측면에서 비효율성을 늘릴 수 있다"며 "금융시장 활성화 등 간접 지원 정책으로 전환하고, 중소기업 신용이 낮아 좋은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하지 못할 때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신용을 보강해서 채권을 판매하고 이를 유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를 막고, 적정한 납품단가를 책정하기 위해 중소기업 단체를 조직해 집단교섭에 나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대기업을 겨냥한 초과이익공유제와 법인세 증세도 꺼내들었다. 보고서는 "사내유보금이나 목표 초과이익을 대주주 배당이나 임직원 성과급으로만 쓰지 않고, 원청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 사이의 협약을 통해 이익공유적립금으로 모아 기술 개발 등에 사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2012년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 법인세율은 13.0%로 중소기업 평균인 13.3%보다 낮다"며 법인세 증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저임금 올리고, 비정규직 없애고…임대료 안정화 제안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6030원이다. 올해 5580원에서 8.1%만 올랐다. 233만명에 달하는 노동자는 이 돈마저 받지 못한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400만명가량은 청년, 여성, 고령자 등 사회 최약자 집단"이라며 "최저임금이 정상적 경제생활의 최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감독에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바꿔 금액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 자영업자의 부담이 는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보고서는 "자영업자 559만 명 가운데 직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는 162만명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 전부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최저임금을 받는 이들과 자영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선 정부·여당의 이른바 '노동개혁'과 정반대의 해법을 내놓았다.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제한해 규모 자체를 줄이고, 불법파견을 없애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상시 업무에는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간접고용도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월세난이 장기화하면서 서민 주거 문제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월세 가격이 계속 오르면 소비는 위축되고, 내수 경제는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임대료 규제를 강화하는 미국 뉴욕과 독일 베를린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뉴욕시는 임대 기간이 1년이면 연 1%, 2년이면 2.75%로 임대료 인상률을 규제하기로 했다. 베를린시도 최근 1년 사이에 임대료가 9%로 치솟자 임대료를 지역 평균보다 10% 이상 높이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보고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전월세 상한제는 임대료를 안정화하는 정책"이라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매매 정책이 아닌 지역 특성을 감안한 임대차 정책의 지방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대 개혁으로 민생을 살리겠다"며 주거·중소기업·갑을 관계 해소·노동개혁 등 4대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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