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성과급제 도입을 앞두고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줄줄이 임금 인상분 반납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KDB산업은행이 첫 스타트를 끊은 후 수출입은행이 뒤를 이었다. IBK기업은행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중은행 가운데선 KEB하나은행도 옛 외환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 인상분을 받지 않기로 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여론의 비판이 성과급제로 옮겨 붙을 것을 사전에 희석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9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최근 부행장회의를 열고 전 직원의 11월, 12월 시간외수당과 2일치 연차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기본연봉 대비 1.5% 수준으로, 총 7억원 규모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제상황이 어려운 상황인 점을 감안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에는 KDB산업은행의 팀장급 이상 간부직원 700여명이 올해 임금인상분을 모두 반납하기로 했다. 올해 산은의 임금 인상률은 임원이 3.8%, 팀장급 이상 직원은 2.8%다.
금융권은 다음 차례로 IBK기업은행이 임금 반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임금 반납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성과주의 확대를 강조하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고임금 구조 개선을 위해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를 축소하고, 성과급 비중을 늘리라고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중은행 가운데는 KEB하나은행이 앞장서고 있다. 하나은행 노사는 지난 16일 옛 외환은행 출신 직원 7000여명의 임금 인상분(2.4%)을 반납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정부 지분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정부의 압박이 더 클 것"이라며 "기업은행이 성과제를 확대하면 다른 은행들의 임금체계가 바뀌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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