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놓고 정부·여당은 "고용 불안 해소"라고 주장했고, 야당은 "평생 비정규직법"이라며 맞섰다. '노동개혁'이라는 공을 넘겨받은 국회가 예상대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 심사를 시작했다. 첫날부터 여야는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야는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정쟁,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 말이 논란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국회를 무시하고 조속한 입법을 지시하는 듯이 발언한 것은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장관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옹호했다.
5대 법안 가운데 하나인 기간제법은 이날 최대 관심사였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35세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을 2년 더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이 직장을 계속 옮기면서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한정애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기간 연장을 예고하면서 꾸준히 오르던 정규직 전환율이 대폭 감소했다.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건 정부"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정규직으로 가는 길을 아예 막자는 얘기"라고 했다.
장외 싸움도 치열했다.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위 간사로 환노위에 합류한 이완영 의원은 "밤을 새워서라도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회의에 앞서 이 장관과 귓속말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이인영 의원은 "사전 작전회의가 없었으니까 개인기를 마음껏 발휘해 달라"며 야당 의원들을 북돋웠다.
여야가 시각차를 보이면서 환노위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환노위에 상정된 법안은 727건에 달한다. 정기국회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김영주 환노위원장은 이날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도 "실생활과 밀접한 법안은 서둘러 처리해야 하지만, 이견을 보이는 법안은 지혜를 발휘해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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