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후 더 꼬이는 위안부 해법
자민당 또 역사왜곡 채비…G20서 양 정상 '조우' 주목돼
2015-11-15 10:44:21 2015-11-15 10:44:21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위안부 문제의 연내 타결’은 현실화하기 어려운 쪽으로 가고 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 가속화’에 합의했지만, 그 후로 양국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는데다가 악재까지 불거지면서 분위기는 오히려 냉랭해지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아베 신조 총리 직속 기관으로 ‘전쟁 및 역사인식 검증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는 보도는 분명한 악재로 꼽힌다. 교도통신은 지난 11일 자민당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이 계획을 전하며, 위원회는 2차 대전 전범을 단죄한 극동군사재판을 포함해 청일전쟁 이후의 역사를 검증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이 위원회에 전문가를 초빙해 태평양전쟁의 발발 경위 등을 연구하면서 중국·한국과 역사 논쟁의 소재가 되고 있는 난징대학살이나 위안부 문제 등도 주제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일본이 조선에 대한 식민 지배나 난징대학살, 위안부 문제 등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또 왜곡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한국·중국과의 갈등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위원회는 파장을 고려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이 3년 반 만에 개최되어 관계 회복의 실마리가 잡힌 상황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전해지면서 일본의 진정성은 다시 의심을 받게 됐다. 정부 당국자는 “보도의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향후 일본 정치권의 관련 동향을 주시해 나갈 예정"이라며 ”만약 그런 위원회가 설치되어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는 방향으로 악용된다면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더 큰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서 한·일 양국 모두 자국의 여론을 크게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연내 타결이 어려운 상황임을 방증한다. 지난 11일 열린 제10차 한·일 국장급 협의 후 외교부 당국자가 보인 태도가 대표적이다. 이 당국자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일본 측에 유감을 표했다고 밝히면서 “자가당착”, “모순된 행태”, “일본 외교 행태의 민낯” 등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썼다. 또 외교부는 13일 발간한 ‘2015 외교백서’에서도 "반복되는 일부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역사 퇴행의 행보는 한일관계 진전에 큰 장애를 조성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 역시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법적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자꾸 끌고 가는 것은 세계적인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아베 정부가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만으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부터 연쇄적으로 열리는 각종 다자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따로 만나 위안부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일본 외무성의 이시카네 기미히로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지난 11일 오전 한국 측과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의를 위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도착해 엘리페이터를 타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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