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이 지난해보다 50곳이나 늘어난 175곳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의 경영실적 악화로 평가대상 기업이 늘었고, 채권은행들이 선제적인 기업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엄격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은행권은 이와 관련 4500억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들이 2~3년 연속적자 등을 기록한 세부평가 대상 중소기업 1934곳을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구조조정 대상(C~D등급) 기업으로 175곳을 꼽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50곳이나 늘어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2009년 512곳(C등급 291곳, D등급 221곳) 이후 최대치다. 이렇게 된 원인은 경기침체·경영악화와 채권은행의 엄격한 신용위험평가로 인해 재무구조가 취약해 평가 대상이 된 기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평가대상 중소기업은 2013년 1502곳, 2014년 1609곳에서 올해는 1934곳으로 증가했다.
구조조정 대상 등급별로 보면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 대상인 C등급은 70곳으로 전년(54곳)보다 16곳,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등의 과정을 거치는 D등급은 105곳으로 전년(71곳) 대비 34곳 늘었다. C등급은 부실징후기업에 해당하며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뜻하고, D등급의 경우 부실징후기업이면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말한다. 금감원은 해당 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 추진과 영업활동 등을 고려해 업체명을 밝히지 않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105곳으로 전년(76곳) 대비 29곳 증가했고, 비제조업도 70곳으로 전년(49곳) 대비 21곳 늘었다.
제조업은 업황 부진의 영향에 따라 전자부품업이 전년보다 5곳 늘어난 19곳으로 전체 업종 중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기계 및 장비업은 5곳 증가한 14곳, 자동차업의 경우 6곳 늘어나 12곳으로 조사됐다. 식료품업도 10곳으로 지난해보다 7곳 늘어났다.
비제조업의 경우 해운경기 부진과 내수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운수업이 9곳으로 전년 대비 5곳 증가했으며, 도소매업 14곳(+3곳), 부동산업 13곳(+1곳), 오락·레저서비스업 8곳(+3곳)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라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현재 구조조정 대상기업 175곳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2조2204억원에 달한다. 구조조정 추진에 따라 자산건전성을 재분류하면 은행권은 약 450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은행권의 6월 말 기준 BIS 비율(국제결제은행이 정한 자기자본비율은 기존 14.09%에서 14.06%로 0.03%포인트(p)(14.09%→14.0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금감원은 C등급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지원과 자구계획 이행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D등급 기업은 채권금융기관 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유도할 방침이다.
워크아웃 대상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지 않거나,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 채권은행은 신규여신 중단과 만기 도래 여신 회수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
김동건 금감원 중소기업지원실장은 "금감원은 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 업무 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여 관련 업무 처리의 적정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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