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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대주주 일가 3명 중 1명 주식담보제공
담보 주식규모 8조…1년새 30% 증가
2015-11-11 11:34:25 2015-11-11 11:34:2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30대 그룹 대주주가 대출을 받기 위해 금융권 등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 규모가 1년 사이에 30% 증가했다. 경영권 분쟁과 승계, 계열사 부실 때문이다.
 
대주주 일가 3명 중 1명이 금융권 등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고 그 규모는 8조원에 달했다.
 
주식담보제공이나 질권 설정은 대주주 일가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비율이 과도하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또 주가가 담보권 설정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금융권의 반대매매에 따라 주가가 폭락해 소액 주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11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총수가 있는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상장사 보유주식 담보대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10월 말 기준으로 대주주 일가 391명 중 118명(30.2%)의 주식이 담보나 질권으로 설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주식의 가치는 7조9904억원으로 지난해 10월 말 6조1184억원보다 30.6% 늘었다. 이들이 담보 또는 질권을 설정한 계열사 수는 30개사에 달했다.
 
같은 기간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전체 보유 주식 가치는 73조2987억으로 집계됐다. 담보로 잡힌 주식 비율은 10.9%로 지난해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나 승계와 관련한 이슈가 터졌던 롯데와 삼성 대주주 일가가 새롭게 담보를 제공했고 LG, 효성, CJ 등 10개 그룹 대주주들의 담보 규모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46억원 상당의 롯데제과 주식 3만7500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삼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담보로 제공한 삼성SDS 주식 가치가 각각 539억원(21만주), 308억원(12만주)으로 집계됐다.
 
LG, 효성, CJ 등 10곳은 주식담보를 크게 늘렸다. 특히 LG는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일가가 21명으로 1년 새 12명이나 늘었고, 담보가치도 2160억원에서 6470억원으로 199.5% 급증했다.
 
효성(3861억)과 CJ(3398억)는 3000억원 이상 증가했고 동부(2183억), GS(2059억), 한화(1452억), SK(893억), 두산(497억), 동국제강(186억) 등이 뒤따랐다.
 
반대로 주식담보가 줄어든 곳은 4곳으로 나타났다. 한진은 839억원을 줄였고, 금호아시아나 532억 , OCI 213억원, LS 156억원 각각 감소했다. 현대차, 현대중공업, 신세계, 대림, 현대백화점, 영풍, KCC, 미래에셋 등 8개 그룹은 주식담보가 없었다.
 
그룹별로는 동부그룹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이 96.6%에 달해 사실상 모든 주식이 담보로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대주주 일가 21명 중 4명이 보유하고 있는 총 주식(1조3611억 원) 중에서 1조3241억 원을 담보 및 질권으로 설정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담보주식가치가 4136억 원으로 담보비율이 97.8%, 장남 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실장 97.3%(7026억 원), 장녀 김주원 93.8%(1969억 원)를 기록했다.
 
2위는 두산그룹으로 91.8%로 집계됐다. 대주주 일가 33명 중 15명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들의 총 주식 가치는 1조275억원으로 이 중 담보나 질권으로 설정된 금액은 9436억 원이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을 비롯해 자녀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태원 두산건설 사장 등이 보유한 주식의 90% 이상을 담보로 넣고 있다.
 
3위는 효성그룹으로 69.0%를 기록했다. 대주주 일가 8명 중 조석래 회장(61.3%)과 부인 송광자(83.4%), 자식 조현준 사장(67.4%), 조현상 부사장(78.0%) 등 4명이 금융권 등에 담보를 제공했다.
 
한화그룹도 66.5%로 담보비율이 높았다. 김승연 회장(65.4%)과 부인 서영민(99.8%), 자녀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39.0%), 김동원 한화 디지털 팀장·김동선(100.0%) 등 가족 5명의 주식이 담보로 묶여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43.3%로 톱5에 들었다. 박삼구 회장(28.0%),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66.7%), 자녀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27.3%),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100.0%) 등 6명이 담보를 제공했다.
 
CJ그룹은 42.0%로 금호아시아나와 비슷했다. 이재현 회장만 주식이 담보로 잡혔다. 그러나 담보 규모가 1조3080억원으로 개인 중에서는 가장 많다.
 
개인별로는 이재현 회장에 이어 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실장(7026억), 조현준 효성 사장( 4304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4168억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4136억), 최태원 SK그룹 회장( 4011억), 조현상 효성 부사장 (3630억) 등이 3000억원 이상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오너가 없는 포스코, KT,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S-Oil과 상장 계열사가 없는 부영 등 6개 그룹은 제외됐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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