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장, 긴장된 공기로 덮였었다”
일본 언론들 잇단 후속보도…아베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
2015-11-08 09:49:21 2015-11-08 09:49:21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의 대화 내용이 일본 언론들에 의해 계속 공개되고 있다. 최대 쟁점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논의가 녹록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이 그간 요구해 온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에 대해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 자리에서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법적으로는 최종 종결됐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는 한일관계의 최대 장애물로 한국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한 데 대해 아베도 물러서지 않는 태도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을 응시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우리가 확실히 끝내자"라며 '최종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고, 박 대통령은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기념할 해이니…"라고 답했다. 아베 총리가 ‘최종 해결’을 강조했다는 것은 타결안이 나올 경우 앞으로 더 이상은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론’을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는 또 박 대통령에게 일본 정부가 예산을 사용해 비영리단체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의약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일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연내 해결'에 대해 일본은 처음에는 '시한을 직접 거론할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첫 정상회담을 파국으로 만들지 말자는 데 양측의 뜻이 일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위안부 문제 외에도 아베 총리는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 산케이신문 기자 기소,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등을 언급했다. 닛케이는 두 정상이 감정을 억누른 채 서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면서 회담이 열린 청와대 백악실은 긴장된 공기로 덮였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확대 정상회담 후 "앞으로 다자회의 기회도 있으니 또 만납시다"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신경을 쓰자'는 취지의 답을 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앞서 지난 4일 다니가키 사다카즈 일본 자민당 간사장은 아베 총리와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총리가 “연내를 목표로 노력을 하지만, 이런저런 일이 있어 할 수 없게 되면 ‘기한 내에 (타결을) 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위안부 문제에서 진전이 있는 것처럼 했던 청와대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며, ‘연내 해결’도 불분명하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러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5일 “가능한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한다는 데 양국의 이견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연내 해결’ 문구에 대한 양측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차가웠으며, 양측 모두 그간 평행선을 달려온 위안부 관련 입장을 고수했음을 일본 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 수 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차 한·일·중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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