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에 수천억대 사기대출을 해준 은행들에 대해 경징계를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5일 제21차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국민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KEB하나은행(옛 외환은행), 대구은행, 수협은행 등 6개 은행에 대해 기관주의(경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기관주의와 함께 직원에 대한 조치(자율처리)를 의결했다. 산업, 수협, 대구, 국민 등 나머지 은행은 별도의 기관 조치는 취하지 않고, 해당 은행이 임직원에 대해 주의조치를 하거나 자율조치를 내리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 의결의 법적 효력은 없으며 추후 금융감독원장 결재 또는 금융위원회 의결(산은, 수은)을 거쳐 제재내용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모뉴엘은 금융권에 약 6700억원의 여신이 있으며 이 가운데 3000억원 정도는 회수가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 1500억원, 산업은행 1250억원, 수출입은행 1135억원, KEB하나은행(외환은행) 1100억원 등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김동아)는 지난달 16일 수출채권 액수를 부풀려 수조원대 허위 매출을 신고하고, 수백억원 상당의 재산을 해외로 반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홍석(53) 모뉴엘 대표에게 징역 23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361억8000여만원을 구형했다.
모뉴엘은 2007년 241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1조2000억원대까지 늘면서 '1조 클럽'에 들었지만 지난해 10월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은 "부채가 약 7302억원으로 자산을 3배 가량 초과하는 점에 비춰 회생이 어렵다"며 모뉴엘의 파산을 선고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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