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를 은퇴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전 상임고문이 4일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이 돼선 안 된다"며 입을 열었다. 다만 야권에서 흘러나오는 '손학규 역할론'에 대해선 "(저와는) 상관이 없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오전 8박9일의 중앙아시아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학생들은 편향되지 않은 역사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 국가의 역할은 학계 최고 권위자들이 역사 교과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편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정치는 국민을 통합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비판적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손 전 고문이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낸 것은 지난해 7월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처음이다. 그는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며 전라남도 강진의 흙집에 머물러왔다.
손 전 고문은 정치권 복귀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새정치연합의 내년 총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전남 구례 화엄음악제와 순천만 국가정원음악제 등 외부 행보가 잦아진다는 얘기에도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으러 절에 가는 것도 외부 행보"라며 웃어 넘겼다. 강진에 언제까지 있을지 묻는 말에는 "강진의 산이 나보고 '네가 지겨우니 더 이상 못 보겠다. 나가버려라'고 그러면 뭐…"라며 말을 아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별다른 일정 없이 강진으로 내려갔지만, 여의도에 미칠 파장은 적잖을 전망이다. 국정화 정국에서 잠잠해졌지만 당 안팎에 여전히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손학규 역할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정계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조심스럽다. 새정치연합 한 의원은 "손 전 고문은 체면을 중요시하는 성격이다. '정계 은퇴'라고까지 한 이상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과 가까운 야권 관계자는 "지금은 명분이 없어서 내년 총선 전에는 복귀가 쉽지 않다"면서도 "국민이나 당에서 손 전 고문을 필요로 하면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해외강연 일정을 마친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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