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출근' 직장 내 괴롭힘…"법으로 규제"
이인영, 근기법 개정안 발의…"손배 책임 묻고 예방 의무화"
2015-11-03 15:35:34 2015-11-03 15:35:34
공개적으로 능력을 무시하는 말, 가정사 등 소문을 퍼뜨리는 명예 훼손, 수치심을 안기는 성희롱, 납득할 수 없는 지시와 사직 종용까지. 직장에서 벌어지는 괴롭힘 사례들이다. 예방교육 의무화와 손해배상 등으로 이러한 피해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일고 있다.
 
3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선 업무상의 우월한 지위 등으로 노동자 건강을 훼손하거나 인격을 침해하는 행위에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개념을 붙였다. 이 의원은 "이같은 행태는 개인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도 가져온다"며 "손해배상 책임과 예방교육 실시 등을 법률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직장에서 괴롭힘과 따돌림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6월 발표한 '국내 업종별 직장 괴롭힘 실태' 보고서를 보면 전체 업종에서 괴롭힘 피해자 비율은 16.5%에 달했다. 반면 문제 제기를 하는 피해자는 3명당 1명에 불과했고, 가해자에게 직접 항의한 경우도 17.9%에 그쳤다. 서유정 부연구위원은 "직장 내 따돌림은 개인적 특성보다 조직 문제가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돌림 1건으로 조직에 발생하는 비용도 중견기업을 기준으로 최소 1550만원으로 추정된다"며 "생산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는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를 넘어 노동조합 탄압의 도구로도 악용된다. 이른바 '가학적 노무관리'다. 노동조합원에게 과도한 양의 업무를 주거나 기존과 다른 일을 시키는 식이다. 원거리로 갑자기 발령 내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선 '인력 퇴출 프로그램'이 폭로되기도 했다.
 
외국은 이미 법적 규제로 직장 내 괴롭힘을 막으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핀란드·벨기에·캐나다에선 따돌림과 폭력을 제재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사업주 의무를 법으로 정해놓았다. 프랑스는 직장에서 괴롭힘이 발생되면 사업주가 가해하거나 목격하지 않았더라도 책임을 묻고 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같은 당 한정애 의원도 지난 2013년 비슷한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인영 의원실 관계자는 "이달 중순부터 열리는 법안 심사가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입법으로 불투명하지만, 개정안이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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