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제재 기준을 기존보다 구체화해 보다 합리적으로 제재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류 미비와 같은 단순한 이유로 '금융실명거래법'을 위반해도 중징계하는 현행법을 개선, '주의' 정도로 종결할 수 있도록 한다. 위반금액과 비율 등 경직된 기준으로 제재 수위를 결정하던 것을 개선해 위반동기와 과정, 사후 시정노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이런 내용의 '금융회사 임직원 제재 합리성 제고방안'을 마련,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실명거래법과 관련 서류징구 미비 등 단순 절차만을 위반했을 때는 '현지시정' 또는 '주의' 조치로 종결, 별도의 제재를 없앤다. 제재 수준이 과도하고 차별성이 미흡해 다수의 금융사 임직원을 위규자로 만든다는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불법적 차명거래 등 금융실명거래의 본질을 침해하는 경우 기존보다 세분화한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거래금액이 5000만원 이하이면 견책 이하, 3억원 이하는 감봉 이상, 3억원 초과는 정직 이상의 처분을 내린다.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위반금액과 비율 등 계량적 지표 외에도 위반동기와 과정, 사후 시정노력 등 비계량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법 위반 동기와 시정노력이 다른데도 획일적·기계적으로 제재한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또 금융업권별로 제재양정기준이 다른 것을 통일해 업권별 차별을 막기로 했다. 제재를 가중하거나 감경하는 사유로 38개를 추가하고, 15개는 구체화해 기존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보완했다.
저축은행이 자산건전성을 부당 분류한 경우 해임 등 현행과 같이 엄정 제재하지만, 부당 분류의 유인이 없거나 착오 등 단순과실에 의한 경우는 제재수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불법적 자기매매 행위 대해서는 최소 감봉이상의 조치가 가능하도록 강화한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번 개선안은 금융당국의 제재가 법규 위반결과 중심의 제재를 벗어나 위반동기와 과정·사후 시정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운영돼 금융사 임직원의 불만요인이 됐던 점을 해소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금융회사 임직원의 권익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