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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질환자 급증…스마트폰·컴퓨터가 원인
안구건조증·황반변성 유발…장시간 디지털 작업 피해야
2015-11-03 15:02:06 2015-11-03 15:02:06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장시간 사용으로 안구건조증, 황반변성 등 눈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방치하면 시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한안과학회의 도움말을 통해 디지털기기 시대 눈건강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전국민의 80%에 달한다. 약 4000만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지만 건강에는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PC 등 영상화면 단말기 사용으로 인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의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 4년 새 VDT 환자는 30% 정도 증가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VDT증후군은 근막통증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 거북목 등의 전신 증상을 내포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단말기에 노출되는 눈에 특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VDT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안질환은 안구건조증, 눈 근육 기장에 따른 조절장애, 망막변성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작업에 의해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214만명으로 2004년(97만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 환자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10년 동안의 10대 청소년 환자 증가율은 195%, 30·40대 환자 증가율은 207%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자주 사용하는 젊은 층 연령대의 환자가 두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구건조증은 눈에 이물감이 나타나거나 점액성 물질이 분비되고, 작열감, 가려움, 눈부심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증세가 일시적으로 완화되기도 하지만 심하면 만성화될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경우에는 눈 표면에 염증과 감염의 위험이 높아져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구건조증은 주로 건조한 실내에서 영상 단말기를 장시간 사용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감소하고 눈을 크게 떠서 눈물의 증발이 정상보다 증가해 발생한다. 실제 1분에 눈을 깜빡이는 횟수는 휴식을 취할 때 20회, 독서할 때 10회 정도지만 디지털기기 작업할 때는 8회로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정상 눈물막이 유지되는 시간도 휴식 중일때는 11.5초에서 디지털기기 작업할 때는 6.1초로 절반 정도로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근거리에서 오랜시간 집중적으로 사용하면 눈의 초점을 정확하게 맺는 기능이 떨어져 순간적으로 시력이 떨어지고 눈이 피로하며 시야가 흐려지게 되는 조절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눈을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기기 작업은 초점을 맺기 위해 눈 속 근육들의 긴장이 심화된다. 작업 이후 조절을 정확하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증가하게 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이 디지털기기 작업을 90분간 수행했을 때, 눈의 조절긴장 시간이 증가해 작업 이후 정상 수준의 눈의 조절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약 30분의 시간이 걸렸다.
 
오재령 대한안과학회 기획이사(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발생하는 조절장애는 작업 후 증상이 나타나며, 휴식 후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며 "안구가 발달하는 시기인 9세 이하의 어린이의 경우 이러한 조절장애가 가성근시(가짜근시)를 거쳐 결국에는 진성근시(진짜근시)로 진행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인도 눈의 피로가 심화되고, 눈 주변 통증을 유발하며 두통, 메스꺼움, 구역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업도중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장시간의 연속적인 디지털기기 작업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황반변성 유발 가능성도 높아진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이 노화, 유전적인 요인, 독성,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되고, 심할 경우 시력을 완전히 잃기도 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황반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3년 15만3000여명으로 2009년(11만2000여명) 대비 36% 정도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평소에 안과질환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안과학회는 디지털기기 관련 안과질환 예방수칙을 공개했다. 디지털기기를 50분 동안 사용하면 10분 정도 쉬는 게 좋다. 2시간 이상 디지털기기 사용을 피해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는 눈과 수직이 되도록 조정하고 중간 밝기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과 눈과의 거리는 40~70cm를 유지해야 한다. 흔들리는 차량이나 보행 중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눈이 피로할 때는 눈을 자꾸 깜빡여주고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박성표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연령층이 낮아지는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할 경우, 노년층의 황반변성 환자 증가율은 추후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눈건강에 좋지 못하다. 50분 동안 사용하면 10분 정도 쉬면 눈건강에 도움이 된다. 2시간 이상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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