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김' 공기업에 부채 95% 집중…"정치적 이용"
5년간 7개사, 84조원 증가…전순옥 "공공성 훼손" 지적
2015-11-02 16:07:40 2015-11-02 16:07:40
정부 정책사업과 해외 자원개발 등을 해온 공기업에 부채가 쏠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만경영' 등 내부 문제보다도 정부에 휘둘리면서 공기업이 빚더미에 올라앉았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공공기관 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공사 등 부채 규모 상위 7개 공기업이 진 빚은 360조2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이었다. 전체 공기업 부채 377조1000억원의 95%가량에 달하는 수치다. 공기업에서 최근 5년간(2010~2014년) 늘어난 부채 대부분도 이들 회사 몫이었다. 지난해 7개 공기업 부채는 2010년보다 84조원이나 증가했다. 전체 공기업에서 늘어난 부채 85조1000억원의 99%에 이른다.
 
이들 공기업은 정부 입김을 강하게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 살리기, LH는 공공임대주택 등 정부 정책사업을 대행했다. 한전과 한국도로공사 등은 공공요금 규제에 묶여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맡았다. 감사원이 지난 2013년 '공기업 재무·사업구조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를 보면 2007년부터 2011년 사이에 부채가 크게 증가한 9개 공기업의 금융부채 106조2495억원 가운데 정부 정책사업, 공공요금 통제, 해외사업으로 인한 부채가 72조8414억원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은 "이명박 정부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공기업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면서 공기업이 빚더미에 앉았다"고 말했다.
 
공기업 부채를 '착한 적자'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낮은 공공서비스 요금을 유지하다가 생긴 부채를 단순히 경영 실패로만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펴낸 '2015~2019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평가'에서 "한전·도공·수공·한국철도공사 등 4개 공기업의 지난해 부채 177조원 가운데 공공요금 부채가 148조원으로 83%를 차지한다"며 "낮은 수준의 원가보상률이 공공요금 사업을 하는 기관 부채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부채는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공기업을 옥죈다. 정부가 2013년 12월 발표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부채 축소와 방만경영 해소를 목표로 내세웠다. 경쟁체제 도입과 자산 매각 등으로 공공성이라는 존재 이유를 잃고 있는 것이다. 전 의원은 "실적으로 공기업이 휘둘리는 동안 낙하산 인사들은 책임지지 않고 2~3년 만에 자리를 떠난다"며 "공기업이 청와대 자회사처럼 운영되면서 공공성도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출처/국회입법조사처 '공공기관 부채 현황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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