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북한 군부엘리트 잦은 교체의 의미는
김정은식 군 통제 방법인 듯…체제 불안정 근거로는 부족
2015-11-01 11:01:19 2015-11-01 11:01:19
한때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이 살아 돌아왔다. 숙청됐을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돌이켜 보면 부활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지난해 11월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함께 평양국제비행장 현지지도에 동행한 후 노동신문에서 모습을 감췄던 마원춘은 11개월이 지난 10월 8일 나선시 수해복구 현장에서 김 제1비서를 수행하는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마원춘이 사라졌을 때 일부 분석가들과 언론들은 ‘김정은 공포정치’의 한 현상으로 치부하며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활용하기도 했다.
 
마원춘은 2012년 5월26일자 노동신문에 김 제1비서의 ‘창전거리 건설현장 현지지도’에 동행한 인물로 처음 등장해 그해에 모두 여덟 번 김 제1비서를 수행했다. 2013년에는 48회 수행으로 전체 6위를 기록했고, 2014년 39회로 5위에 오르며 김정은의 최측근 대열에 합류했다. 그가 김정은과 함께 북한 매체에 실린 사진들을 보면,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김정은을 보좌할 때가 많으며, 황병서 총정치국장보다도 더 친밀한 모습을 보이고, 매우 호탕하게 웃거나 큰 제스처를 취하는 등 김정은에게 많은 신임을 받는 인물로 비춰졌다.
 
마원춘의 직책은 주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 소개되었는데, 2014년 5월19일 노동신문에서 처음으로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육군 중장 마원춘 동지’로 소개되었다. 김 제1비서가 부인 리설주와 함께 대성산종합병원을 현지지도할 때 동행했다. 그 전에는 당의 부부장으로서 인민복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5월21일자 노동신문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건설장’ 현지지도에 동행하면서 처음으로 군복을 입은 사진이 게재되었다.
 
마원춘의 사례와 같이 북한의 고위 관료들이 매체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처형된 인물이지만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경우는 2004년경 약 2년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장성택은 1970년대 말에도 분파조성 혐의로 강선제강소의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현재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이자 전 총참모장은 2013년도에도 오랜 기간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적이 있다. 현영철은 리영호 총참모장에 이어 2012년 7월말 총참모장에 오른 후에도 2013년 4월 말 양각도축구경기장 현지지도에 동행한 이후 무려 14개월 동안 나타나지 않은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2014년 7월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야 모습을 나타냈다. 당시 세 번째로 이름이 호명되면서 인민무력부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판단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2015년 4월12일 김정은 제1비서 추대 중앙보고대회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고, 결국 숙청설이 나왔다. 이제 그가 사라진지 6개월이 됐고, 총살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와 내각의 고위 관료들은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군부의 무력지휘 일꾼들의 경우는 수시로 교체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계급이 높은 ‘차수’ 총정치국장은 한 번의 교체만 있었으며 교체된 최룡해는 여전히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현 황병서 총정치국장 역시 일반 당관료 출신인데, 총정치국장은 군 출신이 아니라 일반인을 앉히는 자리라는 점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와 달리 작전과 무력을 지휘하는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은 비교적 교체가 자주 이뤄졌다. 그러나 보도를 바탕으로 이들의 근무 기간을 계산해보면 1인당 평균 1년이 넘는다. 현영철은 총 18개월, 김격식 14개월, 장정남 12개월, 리영길 24개월 등 짧은 기간이라고 하기 어려우며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을 번갈아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내각과 국가기관의 고위 관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체가 빈번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매우 많다고 보기도 어렵다. 북한 사회가 군부 엘리트의 잦은 교체로 체제가 불안하다는 것은 사실인지 희망사항인지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한다. 김정은 체제가 안정적으로 군대를 통치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빈번한 인사 교체를 단행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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