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창업기업 '키우고'…산업은행, 중견기업 '밀고'
금융위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 발표…정책금융, 기업 성장단계별 맞춤 지원
2015-11-01 12:00:00 2015-11-01 12:00:00
정부가 정책금융기관들이 민간 부문과 시장 마찰을 밎고 있다고 판단해 메스를 꺼내들었다. 정책금융기관의 대표격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역할을 각각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지원할 수 있도록 재정립한 것이다.
 
창업·성장초기 기업지원은 기업은행이 담당하고, 산업은행은 대기업 위주에서 중견·예비중견 기업으로 지원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산업은행은 중후장대 산업에서 미래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원의 중심축을 옮기고, 기술거래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산은은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가계대출 시장에 뛰어들며 정책금융으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하고 있지만, 점포수 늘리기 등 외형 성장에 치중하면서 일반은행과 시장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정책금융을 통해 기업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장실패를 보완하고, 미래성장동력 발굴로 실물경제를 활성화해야 하는 당국의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기업단계별로 나눠 지원을 분담한다. 기업은행은 창업·성장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난해 기준 연간 9조1000억원에서 오는 2018년까지 15조원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전체 지원에서 창업·성장초기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에서 30%로 10.2%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기업은행은 신용도는 낮지만,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기술금융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1000개 이상 중소기업에 대한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대기업 위주에서 벗어나 중견기업을 지원하고, 중견기업 후보군 발굴을 담당하게 된다. 중견·예비중견 기업에 대한 지원규모를 지난해 연간 21조6000억원에서 2018년 30조원으로 늘려 전체 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5%에서 5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중견기업에 대한 밀착 지원을 위해 점진적으로 간접대출(온렌딩)을 직접대출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정책금융이 중소기업 대출 자금을 빌려 주면 민간 은행이 여신 심사를 통해 지원 대상 기업을 골라 대출해 주는 온렌딩 방식에서 벗어나 산은이 직접 중견기업 대출을 챙기겠다는 얘기다. 중견후보기업은 성장프로그램을 도입해 금리우대, 컨설팅, 우선투자 지원 등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창업·벤처기업은 재무적투자와 공동투자(벤처캐피탈·민간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활용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지원 대상도 중후장대 업종에서 미래성장동력으로 중심축을 이동시킨다. 그간 조선· 해운·건설·석유화학· 철강·자동차를 중심으로 지원해왔다면, 앞으로는 지능형로봇과 착용형 스마트기기, 스마트바이오, 신재생하이브리드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자금을 우선 배분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투자은행(IB) 기능은 시장 마찰을 불러오는 분야를 축소하고, 정책 IB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산은은 우량등급회사채 발행과 일반부동산 투자 등 민간과 경쟁하는 업무를 줄이고, 해외 채권 발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소기업 인수합병(M&A), 장기·통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위한 사전연구와 준비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은 중소·벤처기업 금융에 특화한 중기 특화 증권사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내년 1분기 중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다. IBK투자증권은 창업단계를 벗어난 성장기업의 코넥스·코스닥 상장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금융당국은 정책금융포털 개편도 추진한다. 정책금융금융포털인 기업금융나들목을 내년 중 개편을 통해 정책금융에 대한 기업의 이해도와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펀딩 플랫폼인 기업투자정보마당은 온라인 기반의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크라우드펀딩과 엔젤투자자와 밴처캐피탈 등의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투자유치 기업에 대해 정책기관이 매칭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기업 성장단계에 맞춰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조달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기술력이 우수한 기술기업이 모험적 창업을 할 수 있는 금융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금융위원회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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