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중에 인도 시장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는 정치·경제적인 변화를 꾀하며 주요 신흥국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7.25%에서 6.75%로 0.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인하했다. 글로벌 주요국이 금리 인상 사이클로 접어드는 중에 인도는 여전히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남아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특히 인도채권 투자 환경이 시장친화적인 정책과 물가목표제 등에 힘입어 매력적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서울 청계천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도, 경제성장률·유가하락·모디노믹스 효과
인도를 지금 시점에서 투자처로 주목하는 이유는 ▲인도 경제성장률 ▲유가 하락세 ▲모디노믹스 경제개혁이 꼽힌다.
인도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4%를 기록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 팀장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데, 인도는 7%를 상회하는 높은 경제 성장률과 제도 개선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브릭스(BRICs)로 함께 주목받던 다른 국가들의 부진은 인도 경제의 성장이 더욱 돋보이는 배경이 됐다. 중국 경제는 구조조정, 신용리스크 억제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러시아는 서방제재,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로 추락했다. 브라질은 마이너스 성장과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유가하락세는 인도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인도 전체 수입액의 36%를 차지하는 것이 원유인 만큼 국제유가 하락은 인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와 경상수지 적자 축소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인도 경제를 낙관하는 데는 또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이른바 '모디노믹스'가 있다. 인도는 모디 정부가 집권한지 1년 반이 지났는데, 그동안 모디노믹스로 인해 인프라 개발, 제조업 육성, 외국인 투자에 적극 나섰다.
"인도채권, 향후 3~4년 투자매력 부각"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인도 투자 설명회도 속속 열린다. 26일 NH투자증권은 '저성장과 유동성 축소시대의 투자대안, 인도'를 주제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신환종 팀장은 인도의 독자적 경기사이클, 정치경제적 변화, 채권투자 환경 개선을 이유로 인도 채권이 투자하기에 유망하다고 봤다.
인도채권은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바탕으로 고이율을 이어가며 투자매력도를 높였다. 통상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상승해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신 팀장은 "인도는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분산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중국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브라질, 호주, 러시아 등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에 따른 타격을 바로 받지만 인도는 내수 소비 국가로서 독자적인 경기사이클을 띤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하락 혜택 외에도 시장친화적 정책변화, 인플레이션 타깃팅(물가목표제) 도입으로 채권투자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최소한 다음 총선이 예정되어 있는 향후 3~4년간 유가하락과 함께 인도의 거시경제 건정성이 양호할 것으로 보여 로컬 채권투자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 리테일 판매…미래에셋운용 채권펀드
인도채권 투자는 증권사에서 채권을 직접 매수하거나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인도채권 리테일 판매를 하고 있다. 공모형 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펀드가 유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주식형 펀드 외에 채권에 투자하는 콘셉트의 '인도채권 증권자 펀드 1호(채권)'를 지난 4월 시장에 선보였다. 이 펀드는 인도 공사채 및 우량 회사 채권에 투자하며 환헤지는 하지 않는다. 출시 이후 500억원 가량을 운용중이며 전날까지 수익률(종류A 기준)은 3.98%다.
채권이 아닌 주식과 펀드로 인도 시장에 투자할 수도 있다. 최진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글로벌 유동성 효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트레이딩(단기매매) 관점에서 매수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채권, '환리스크' 경계요소
채권은 일반적으로 안정형 투자에 가깝지만 해외채권은 기본적으로 환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해외채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라질 국채의 경우 환율하락으로 원화표시 채권가격이 폭락하며 많은 투자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채권투자를 할 때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원·루피 환율 동향도 잘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인도의 만성적 인플레이션은 해소 국면이지만, 아직도 개선은 필요하다고 평가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부족한 인프라 환경, 만성적 인플레이션을 개선해야 하고 정치적 안정도 필요하다"며 "정책 불투명성과 인프라 부족으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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