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컬럼)남중국해 갈등, 강 건너 불 아니다
2015-10-26 10:47:05 2015-10-26 10:47:05
남중국해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둘러싸인 바다로 세계 원유수송량의 3분의 2가 지나가는 요충지다. 석유뿐만 아니라 세계 해상교역량의 30% 이상이 통과한다. 한국의 경우 수출물동량의 약 30%, 원유 수입량의 90% 정도가 이 바다를 거친다.
 
1960년대 이래 주변국들 간 영토분쟁이 이어져 온 남중국해는 최근 중국이 부상하면서 미·중의 전략적 이해가 정면충돌하는 무대가 됐다. 2010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남중국해는 미국의 이해와 직결된 곳”이라며 항행자유와 해상안보 문제를 이슈화했다. 중국도 작년 5월부터 남중국해 7개 산호초에 인공섬을 조성하며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이곳을 안방처럼 드나들던 태평양함대의 운신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이 최근 인공섬 12해리 안쪽으로 미군 함정을 진입시키는 작전을 준비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영해 주장을 인정할 수 없음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 언론들은 미국이 함정 파견을 결정했고 관련국들에 통보도 했다고 보도했다. 미 태평양함대의 스콧 스위프트 사령관은 22일 “우리는 준비가 됐다”며 “인공섬이 없는 것처럼 그 해역에서 계속 작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남중국해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 입장에서도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닌 사안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한국을 향해 ‘우리 쪽에 줄을 서라’고 요구하는 등 또 다시 미·중 양자택일식의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한·미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국제법 준수를 강조하며 “중국이 실패하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남중국해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닌 또 하나의 이유는, 작은 충돌이라도 실제 일어날 경우 동아시아 전체에서 벌어지는 미·중의 안보경쟁이 가열되면서 한반도문제에도 여파가 미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박 대통령이 14일 “한미동맹은 미국 ‘아·태 재균형’ 정책의 핵심축”이라고 말한 것은 중국에 매우 부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었다. 정부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기존의 규범·규칙에 의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는 것도 사태의 심각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중 양측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의 입장을 확립하고 알리는 적극적인 ‘남중국해 외교’가 필요한 상황이다. 
 
황준호 통일외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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