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딸들과의 약속 65년 만에 지킨 아버지
이산가족 상봉 2회차 행사 진행돼
2015-10-25 16:05:26 2015-10-25 16:09:08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2회차 행사가 24일 금강산에서 시작된 가운데 가족들은 둘째날인 25일 세 차례의 만남을 가졌다. 남측 방문단 90가족 254명과 북측 상봉단 188명은 이날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 등에서 2시간씩 총 6시간 동안 얼굴을 마주했다.
 
개별상봉은 외금강호텔에서 오전 9시30분(북측시간 9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어 오후 12시30분에는 금강산호텔에 모여 함께 점심식사를 했고, 단체상봉은 오후 4시30분(북측시간 4시)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된다.
 
개별상봉에서는 남측의 구상연(98) 할아버지가 북쪽에 사는 딸들을 위해 준비해온 꽃신을 전달한 일이 화제에 올랐다. 구 할아버지는 65년 전 헤어질 당시 두 딸에게 "고추를 팔아 예쁜 꽃신을 사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잊지 않고 선물을 챙겨왔다. 헤어질 때 각각 6살, 3살이던 딸 구송자·선옥 씨는 어느덧 71세와 68세의 할머니가 돼 있었다.
 
북측이 제공한 공동중식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음식이 마련됐다. 가족들은 음식을 접시에 덜어주며 "많이 먹으라"고 서로 권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자신의 팥죽을 덜어줬고, 아들은 새우를 까서 어머니에게 건넸다.
 
2회차 행사에서는 이른바 ‘특수 이산가족’도 그리던 혈육을 만났다. 1972년 '오대양호 사건'으로 납북된 어부 정건목(64)씨는 남측의 어머니 이복순(88) 할머니를 만났다. 한국전쟁 당시 철도고등학교를 다니다 북으로 끌려간 ‘전시납북자’ 문홍주씨의 여동생 문홍심(83) 할머니도 오빠의 북측 아들 문치영(48)씨 부부를 만났다.
 
한편 리충복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상봉 행사가 끝나면 (남측과) 상시접촉과 편지교환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들을 협의할 생각"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리 위원장은 전날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이러한 내용은 적십자회담을 통해 다각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며 남측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와도 많은 내용을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셋째날인 26일 오전 9시30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가진 뒤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금강산=공동취재단,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이산가족 상봉 2회차 둘째날인 25일 오후 북한 금강산 외금강호텔에서 열린 공동중식에서 남측 박태욱씨 가족들이 '고향의 봄', '아리랑', '우리의 소원'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금강산=공동취재단,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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