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개인 병원에서 10년 동안 일했는데, 병원쪽에서 더 이상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없다고 해 그만뒀다. 보건쪽은 나이 제한이 많아 지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경력이 있고 기술이 있는데도 할 수 있는 일은 식당일 뿐이다.”
22일 서울동부고용지원센터에서 열린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비정규직 실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진주(가명·46세)씨는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 장관도 안타깝다는 표정만 지을 뿐 아무런 위로를 하지 못했다.
사정은 간담회에 참석한 10명의 비정규직 실직자들이 모두 비슷했다.
공사에서 근무했다는 이경모(가명·31세)씨는 “처음에는 나중에 시험을 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일을 시작했지만,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그 기회마저 박탈됐다”며 “이론과 현실이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노동부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왔다.
외국계 회사에서 파견으로 근무했다는 남한강(가명·31세)씨는 “사내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윗선에서도 반드시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는데, 미국 본사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전체 직원의 50%가 비정규직이고, 반드시 필요한 인력도 경비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으로 계속 고용하는 곳인데, 정부가 적절한 제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노동부가 비정규직법 보호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려는 것에 대한 불신도 나왔다.
의무기록사로 파견 근무한 박현아(가명·25세)씨는 “2년에서 4년으로 기간이 연장되면 2년 더 일할 수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나이만 더 먹고 새 일자리를 찾아봐야 하는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며 “비정규직 고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에서 운전수로 일했던 김정원(가명·38세)씨는 "기업과 국가, 정부 전체적으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비정규직법 시행을 맞게 됐다”며 “국회를 포함해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지가 담긴 선순환적인 정책은 보이지 않고 임시변통이거나 악순환이 계속되는 정책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정규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이 장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현실적으로 정부가 기업의 경영에 관여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명령할 수는 없다”며 “기간을 4년으로 늘려 올해로 2년째 근무가 되는 71만명의 비정규직 실직을 예방하는 것이 지금 최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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