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권단 지원 보류…"경영정상화는 노조 동의서가 관건"
채권단 23일 옥포조선소 방문, 노조에 동의서 전달
경영정상화 이행 시기 안개속…임종룡 위원장 "노조도 고통분담 해야"
2015-10-22 17:11:29 2015-10-23 04:59:38
오는 23일로 예정된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가 전격 보류됐다. 채권단이 지원에 앞서 자구계획 이행에 대한 노조의 동의서를 요구하면서 이를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날 오전 '서별관회의'로 불리는 경제금융점검회의를 열고, 자구계획 강화와 이행에 대한 노조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서별관회의는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다.
 
서별관회의의 결정에 따라 대우조선 채권단은 23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노조 측에 동의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당초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뒤 23일 산업은행의 이사회 승인을 걸쳐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자구계획 강화와 노조 동의라는 선결 조건을 제시하면서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는 안개 속에 빠졌다. 채권단이 4조원 안팎의 금융지원을 담은 정상화 지원계획을 시행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 발표가 미뤄진 데에는 무엇보다 인력감축 문제와 임금인상 억제 등 노조가 민감해 할 사안들이 자구계획에 포함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자구안 발표 후 노조의 반발로 경영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기선 제압차원에서 강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채권단이 대우조선에 일방적으로 양보하고, 지원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노조도 고통분담을 해야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조 동의서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규모 손실을 낸 대우조선에 수 조원의 혈세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여론의 싸늘한 시선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최소 4조원의 신규 자금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대우조선이 대규모 부실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데 있다. 대우조선은 올해 2분기까지 3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관련 업계는 하반기 2조1000억원의 적자를 합치면 올해 전체 영업손실 규모는 5조3000억원, 당기순손실은 4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저가수주를 서슴지 않았던 전략이 수익성에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의 소지도 다분하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드러난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너무 커서 대규모 공적자금 지원에 대해 국민들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정부의 강한 압박에 당혹해 하는 눈치다.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지 않은 채 노조에게만 고통분담을 강요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노조에 대해 너무 세게 압박하고 있다"면서 "부실에 대한 책임이 마치 노조에 있는 것처럼 몰고 가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우조선은 국책은행 뿐만 아니라 관련 금융기관의 손실을 전제로 지원되는 것"이라며 "회사 관계자들이 고통을 분담해서 기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을지로 다동 사옥. 사진/뉴시스
 
양지윤·김동훈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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