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6개월째 무역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발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이 석달 연속 감소하고 있어 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1일 일본 재무성은 일본의 9월 무역수지가 1145억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840억엔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밑돌며 지난 4월 이후 6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수출은 한해 전보다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문가 예상치 3.4% 증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기도 하다.
수입은 유가 하락과 내수부진 등의 영향으로 11.1% 급감했다. 11.7% 감소할거라던 예상을 소폭 웃돌았으나 3.1% 줄었던 전월에 비해서 감소폭이 크게 커졌다.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 '확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발 수요가 감소하면서 싼 엔화에 의존한 경기부양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6년반만에 처음으로 7% 아래로 떨어지면서 중국발 경기둔화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 가치는 여전히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초 달러당 125엔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120엔 수준으로 엔화약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실제로 수출 실적을 보면 중국발 악재가 가시화 되고 있다. 일본의 중국향 수출은 올 9월 한해 전보다 3.5% 감소했다. 특히 경유와 자동차 부품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재무성은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량과 수출액이 모두 두달 연속 감소해 수출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중국에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전체에 대한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9% 감소했다. 아시아는 일본의 총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수출 감소는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본 재무부가 9월 무역수지가 1145억엔 적자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6% 증가했고 수입은 11.1% 감소했다. 사진은 도쿄 인근 항구의 컨테이너 선적장 모습. 사진/로이터
이에 따라 일본 경제가 3분기까지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해 6개월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당시에는 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일시적인 부진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경우 '아베노믹스 2.0'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말 1억명의 경제활동 인구를 바탕으로 600조엔의 GDP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아베노믹스 2막을 발표했다.
◇요지부동 BOJ, 이번에는 움직일까
일본이 경기 침체 국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일본은행(BOJ)이 이달 말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중국발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일본 경제까지 위축되고 있어 일본이 새로운 금융 및 재정 완화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2%가 이달 말 BOJ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BOJ는 지난해 10월31일 이후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추가 양적완화를 시행한다면 꼭 1년만에 통화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양적완화를 시행해야 할 당사자인 BOJ는 아직까지 정책기조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 BOJ는 중국발 경기 충격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경기가 느리지만 완만한 회복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을 고수하고 있다.
물가상승률과 관련해서도 8월 근원소비자물가가 2년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9월까지 기업물가지수가 6개월째 하락하고 있음에도 물가상승률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발 영향을 예의주시 해야 한다는 재무성의 평가와도 차이가 있으며 "일본 경제에 일부 취약해질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내각부와도 괴리가 있는 판단이다. 최근 내각부는 1년만에 일본 경기에 대한 판단을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사이토 타로 NLI리서치 경제부문 대표는 "많은 일본 기업들이 소프트패치(경기 회복기의 일시적 침체) 국면에 있다"며 "BOJ의 경기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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