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 만에 맞잡은 뜨거운 손…남·북 이산가족들 눈물의 재회
금강산 2박3일 상봉행사 시작…동반가족 포함 530명 만나
입력 : 2015-10-20 17:29:16 수정 : 2015-10-20 17:29:16
남·북으로 갈라져 지내온 가족들이 뜨겁게 만났다. 60여년 동안 떨어졌던 부부는 어색한 손을 맞잡았다. 휠체어를 타고 온 여든여덟 북쪽의 노인은 남쪽에서 온 동생은 한 번에 알아봤지만, 예순여덟 딸과는 서먹하게 대면했다. 20일 오후 금강산에서 1년8개월 만에 다시 마련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감격적이면서도, 분단의 아픔과 이산의 고통을 또 한 번 일깨워주는 자리였다.
 
첫 만남인 단체상봉은 이날 오후 3시30분(북한시간 3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시작됐다. 북측의 최고령자 오인세(83)씨는 남측의 아내 이순규(84)씨와 아들 장균(65)씨를 만났다. 아들은 처음 본 부친에게 큰절을 올리며 “아버지 자식으로 당당하게 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내와는 잠시 어색한 시간을 보낸 오씨는 “가까이 다가앉으라”는 말로 65년 만의 대화를 나눴다. 북측의 채훈식(88)씨는 남측의 아내 이옥연(88)씨와 아들 희양(65)씨를 만나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훔쳤다.
 
남측의 이정숙(68)씨는 금강산에 같이 올라간 고모하고만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북측의 아버지 리흥종(88)씨를 옆에서 챙겼다. 아버지와 함께 나온 이복동생 인경(55)씨를 보며 북측의 새어머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96가족, 전체 530명의 혈육들은 이렇게 눈물의 단체상봉을 가진 후 잠시 헤어졌다가 저녁 시간 환영만찬에서 서로의 얼굴을 다시 확인했다. 이번 1회차 상봉은 22일까지 2박3일 동안 진행된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오전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의 환송을 받으며 속초 한화리조트를 떠나 오후 1시쯤 금강산에 도착했다. 홍 장관은 전날 저녁 방북교육에서 “이산 상봉을 책임진 당국자로서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전면적인 생사 확인을 위해 여러 작업을 하고 있고,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1회차 방북단 단장을 맡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저도 돌아가신 오라버니가 계셔서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며 "오랜만에 가족 만나니 흥분되고 충격일 수 있다. 절대적으로 건강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황준호 기자 jhwang7410@etomato.com
 
남측의 이순규(84)씨가 20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북측의 남편 오인세(83)씨와 대면하고 있다. 결혼 7개월 만에 헤어진 부부가 다시 만나기까지 65년이란 긴 세월이 필요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사진/금강산=공동취재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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