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2%.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무기계약직·기간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않은 곳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정부·여당이 '노동개혁'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등잔 밑'인 공공부문조차 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전국일반노조협의회와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개혁을 말하기에 앞서 법에 보장된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는 공공기관을 조사하고, 행정자치부는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노동자를 지원하는 전담 부서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자체의 절반가량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 전국 광역·기초 지자체 245곳 중 자료를 제출한 226곳 가운데 무기계약직·기간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않은 곳은 48.2%인 109곳에 달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이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116만6220원(주 40시간 기준)이다.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일부 지자체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 돈을 뒤늦게 환급해주고 있지만, 최저임금만 받아서는 대한민국 땅 어디에도 몸 뉘일 곳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자치부에는 10만 명이 넘는 무기계약직·기간제 노동자를 담당하는 부서조차 없다. 전국 지자체에서 일하는 38만9000여명 가운데 무기계약직 노동자는 5만3842명, 기간제 노동자도 5만6155명이다. 4명 중 1명꼴이다. 최저임금 문제가 불거지자 행자부는 최근 기간제·무기계약 전담팀을 구성한다고 밝혔지만, 행자부 직제 개정에서 증원 인력을 반영한다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고용노동부도 부랴부랴 최저임금 위반 실태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154개 지자체를 조사하고 있는 고용노동부는 6일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점검이 끝난 32개 지자체 가운데 9곳에서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의 임금·처우 개선' 토론회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모범 사용자 역할을 해야 할 공공기관에는 더욱 엄격히 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는 전체 기관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한데도 국감에서 지적된 지자체만 조사하고 있다. 노동교육을 강화하고, 지도·감독을 한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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