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퇴직연금 수익률·편의성 높인다
'디폴트 옵션' 연내 도입 검토…금융개혁 맞춰 서둘러 추진
2015-10-11 16:00:00 2015-10-11 16:00:00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자동투자)'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연내 추진된다. 디폴트 옵션 도입은 원금 손실 위험(리스크) 증가 우려 탓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이 속도를 내면서 디폴트 옵션 제도 도입이 빨라진 것이다. 
 
<뉴스토마토>는 11일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 차원으로 논의해왔던 디폴트 옵션 제도를 올 해 안에 도입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디폴트 옵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수시로 만나 협의중"이라며 "협의해봐야 알겠지만, 연내 도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 제도 도입을 논의한지는 오래됐는데, (금융개혁 발표도 있고 해서) 조만간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폴트 옵션 제도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업자가 설정한 포트폴리오대로 자동운용하는 것이다.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면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고, 금융투자 지식이 부족한 가입자에게도 투자 관련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디폴트 옵션 제도를 통해 가입자들이 늘어나면 사업자들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성일 KG제로인 퇴직연금연구소 소장은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면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마이너스 수준인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금융 지식이 없는 사람도 퇴직연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며 "사업자도 펀드 판매 수수료를 확대해 수익 기반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퇴직연금은 원금 보장형에 치우쳐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수익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확정급여(DB)형의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은 지난 6월 기준 97.6%, DC형은 78.6%에 달한다. 가입자가 투자 지시를 해야 하는 상품들도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윤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제도 도입 논의와 해외사례' 보고서에서 "근로자의 운용지시가 필요한 DC형의 경우 장기간 적립·운용되는 퇴직연금 특성상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합리적인 투자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며 "사업자의 안내부족과 근로자의 무관심 등으로 DC형 신규 가입자 중 정해진 납입시점까지 운용지시를 하지 않는 비율이 41%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리스크를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적되고 있다.
 
퇴직연금이 위험자산에 투자될 경우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만큼 위험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제도 도입에 따른 책임 소재는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관련 업계가 디폴트 옵션 제도 도입 논의를 지속하면서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배경이다.
 
손성동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상무는 "디폴트 옵션을 도입한 뒤 운용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가입자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제도 신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사업자가 비난을 받게 되므로 금융당국은 제도 설계를 구체적으로 하고 대국민 홍보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 연구위원은 "책임소재에 대한 분쟁 가능성이 적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과 병행해 도입을 검토하거나 최저수익률 보장계약 등의 보완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들이 투자자의 성향과 연령 등을 감안해 사전에 관련 리스크를 적절하게 분산시킨 디폴트 옵션을 설계하고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은 지난 4월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빌딩에서 열린 '사적연금 활성화 간담회'에 참석해 퇴직연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금융위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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