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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손보사 차보험료 인상…돈 안되는 물건 포기
저금리로 수익성 악화…가격자율화 분위기도 한몫
2015-10-07 16:20:28 2015-10-07 16:20:28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이들은 저금리가 지속되고 손해율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증가하자 그동안 자산운용 수익으로 버텨오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고 수익성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는 각각 영업용 자동차보험료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기로 했다. 한화손보도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동참했다. 롯데손보도 보험개발원에 요율검증을 신청한 상태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가장 먼저 시작한 회사는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30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8.8%인상했다. 흥국화재는 이달 1일부터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4.3% 인상했으며 다음달 1일부터는 개인용 보험료도 평균 5.9% 올릴 계획이다. 한화손보는 전날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4.8%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중소형 손보사는 대형사와 경쟁에서 가격으로 승부해왔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사는 저렴한 가격이라는 메리트를 내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형 손보사가 가격경쟁력을 버리고 자동차보험료를 인상을 선택한 것이다. 이유는 감당할 수 없는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저금리로 인한 자산운용 이익률 저하, 온라인을 통한 가입 증가, 자동차 보험 손해율 악화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에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높아도 자산운용을 통해 손실을 보전하는 모습이었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실제로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가 넘는 회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미끼상품'으로 불리며 다른 상품 가입의 교두보 역할을 했던 자동차보험이 온라인을 통한 가입이 증가하면서 제역할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그동안은 감독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도 보험료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감독당국의 가격자율화 분위기와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로 결국 보험료 인상을 택한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이 보험료를 올리면 대형사로 고객을 뺐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시장점유율을 포기하더라도 더이상 돈 안되는 자동차 보험을 가져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대신 손해율이 낮은 우량고객에 대한 할인폭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더라도 돈 안되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고 수익성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올리는 대신 우량 고객에 대한 할인폭을 늘리고 있다. 사진/한화손보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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