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청명한 가을날, 과학도시 대전의 도심 한 복판에 있는 옛 충남도청 자리에서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한 마당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바로 대덕연구단지의 과학자들과 전국에서 선발된 예술가들이 한 데 어울려 아티언스 프로젝트로 완성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아티언스란 예술(아트)과 과학(사이언스)의 합성어로서 2011년 대전문화재단이 처음 시작한 창조적 마인드의 과학자들과 실험적인 예술가가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융복합 프로젝트이다. 아티언스는 관객이 함께 참여한다는 의미로서 청중(오디언스)까지 포함된 복합어로서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는 라틴어 아르스(ars)로부터 유래하였으며, 아르스는 그리스어 테크네(techne)로부터 유래되었다. 테크네는 영어 테크닉스의 어원으로서 예술과 기술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서로 어울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중세시대 이전까지는 시와 음악과 같이 인간 감정에 직접 호소하는 인문학적 테크네와 회화와 조각과 같이 장인적인 테크네로 구분되어 왔으나, 르네상스 시대에는 두 가지가 통합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이후 18세기 중엽에는 오늘날의 예술로 간주되는 파인아트의 개념이 정립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와 잘스브르크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린츠시는 히틀러가 유년시절을 보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도시에는 1979년에 설립된 아르스일렉트로니카 (ARS Electronica)라는 박물관이 있어 많은 사람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예술과 과학기술이 융합된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관객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이 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아티언스와 같이 프로젝트를 이미 36년 전부터 시도해 오고 있으며,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다양한 축제와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미래의 박물관의 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작년 초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제2차 국가융합기술 발전계획에 따르면 기존의 나노기술, 정보통신기술, 바이오기술 및 인지기술 간의 융합을 뛰어넘어 인문, 사회, 문화, 예술과의 융합을 활성화하여 창조적 융합기술의 선점을 통하여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였으며, 내년도의 정부연구개발 사업 예산 배분 조정안에 따르면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경제 혁신과 미래성장동력 창출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하였다.
19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내과의사인 아만드 트루소(1801~1867)는 가장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고, 가장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과학기술과 예술은 서로 차별화되는 속성을 가지지만 뿌리가 같았던 만큼 다양한 공통의 속성 지니고 있다. 과학기술은 편리성을 높이는 수단을 넘어 인간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예술의 관점을 가질 필요성이 높아졌으며, 예술은 표현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시도를 위하여 첨단 과학기술이 필요해지고 있다.
과학기술 속에 예술, 예술 속에 과학기술이 존재함을 깨닫고 과학자와 예술가들과의 빈번한 만남과 소통 그리고 공동의 작업을 통하여 창의적인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창조적인 융합기술의 지평을 넓히며,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나가가 많은 일자리도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영년직연구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