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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정책과 심리에만 목매는 부동산시장
2015-10-06 08:00:00 2015-10-06 08:00:00
최근 2016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전망들 가운데 재건축 시장 분양가와 청약률, 미분양 물량 증가, 주택거래량 증가와 청약열기 지속 여부 등이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들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부동산시장의 경우 부동산 정책이나 심리적인 영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쳐왔던 만큼 각 분야별 흐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보다 합리적인 해결책 제기가 요구되고 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우선, 부동산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함에 있어서는 공간시장, 자산시장, 자본시장, 건설시장의 관계를 가지고 설명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추가적으로 심리적 시장에 의한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분석방법으로는 부동산시장의 수요공급에 기반해 공실률을 기준으로 부동산시장의 회복단계, 확장단계, 쇠퇴단계, 침체단계로 나누어 현재의 시장상황을 판단하고 향후의 전망을 하는 방법도 있다. 좀 더 실무적으로는 미국의 경우 공실률, 시장임대료, 신규건축 착공량, 신규건축 준공량, 신규공간의 흡수와 같은 기초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의 경우 부동산정책이 발표됨에 따라 부동산정책이 부동산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실제로 부동산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쳐왔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전망함에 있어서 부동산정책에 대한 이해와 부동산정책이 국민들의 심리적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 중요한 기준이 되어왔다.
 
좀 더 과학적으로 부동산시장분석을 하기에는 기본적인 통계가 부족하고, 부동산정책이라는 외부적 충격의 영향과 국민들의 심리적 시장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화된 모델이나 측정에 어려움이 있어 부동산시장을 전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향후 일반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자구책은 이해가 되지만 왜곡된 부동산시장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심리적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부동산정책으로 부동산시장의 방향을 잘못 이끌어 가고 있는다는 점은 좀 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재건축 시장의 경우 IMF이후 분양가자율화와 규제완화로 부동산시장에 불을 붙이는 큰 역할을 했다. 재건축의 높은 분양가는 주변 기존 아파트 가격을 올려놓았고, 이는 다시 재건축 분양가 상승의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라는 강력한 규제 해제로 분양가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재건축의 3.3㎡당 분양가 4000만원대가 현실화된다면 주변 가격 상승은 물론, 이주로 인한 주변 전셋값 상승, 주택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까지 이끌 수 있어 그 파급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재건축은 실질적인 자가수요의 참여뿐만 아니라 투자수요가 가세하는 성향이 있기에 재건축 분양가와 분양률은 향후 투자수요 가세에 따른 가격 상승 예견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중인 주택거래량은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본다면 높은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폭은 미비하다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이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이루어졌으며 투자수요가 가세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즉, 전세난에 등 떠밀려 ‘집을 사자’고 돌아선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다. 하지만 실수요자의 주택거래가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전세가격상승에 따른 전환수요위주라는 점에서 이러한 주택거래량의 증가가 2016년도에도 계속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달리 본다면 투자수요가 가세하지 않는 한 주택거래량의 통계는 2015년도가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시장에서 수요감소로 이어져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며 주택거래량의 감소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미분양주택과 준공후 미분양의 감소가 크지 않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올해 8월말 전국 미분양은 3만1698가구이며,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845호로 집계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분위기가 좋아 분양이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지만 앞으로 미분양의 증가추이는 심리적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향후 주목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약시장은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로 실수요자는 물론 가수요까지 유입되면서 열기를 내뿜고 있다. 아파트 시장은 물론 오피스텔도 청약금이 저렴해 당첨 후 분양권을 팔아 웃돈을 챙기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다만, 오피스텔은 한 사람이 모든 평형에 동시에 청약할 수 있어 웃돈을 노린 수요까지 가세해 청약경쟁률이 부풀려져 청약자들을 착각에 빠뜨린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지역에 웃돈이 붙는 것이 아닌 지역별 양극화도 유념해야하는 부분이다.
 
특히, 분양시장은 외부 악재가 등장하면 한 순간에 냉각되는 특성이 있고, 기존 주택시장에서의 가격상승이 없이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는 것은 분양시장에서 이익을 최대로 하고 손해를 최소화해 기대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한다는 것이지 부동산시장이 확장단계로 진입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부동산시장 전반에 불을 피우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은 향후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지나친 정책적 개입과 심리적시장의 활용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좀 더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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