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사회·문화 민간교류는 ‘기지개'
종교계·노동계 등 접촉 잇달아…상황 악화 막는 ‘방파제’ 되나
2015-10-04 10:05:06 2015-10-04 10:05:06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과 남한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8·25 남북 고위급합의가 위기에 빠져 있지만, 사회·문화 분야의 남북교류는 하나 둘 진척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우선 ‘남·북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는 8·25합의 6항을 이행하는 것에 해당된다. 한편으로 다른 항목 이행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후퇴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종교계의 움직임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2일 개성에서 실무회담을 열고 오는 15일 금강산에서 신계사 복원 8주년 기념법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조계종과 조불련은 한국전쟁 중 폭격으로 소실된 신계사를 2004~2007년 공동으로 복원한 후 매년 기념법회를 열어왔다. 천태종은 3일 개성에서 조불련과 실무협의를 갖고 개성 영통사 복원 10주년 기념법회를 11월 3일 봉행하기로 합의했다. 청태종은 16세기 화재로 폐사된 영통사에 2003년부터 2년간 자재를 지원해 29개 전각을 복원했고, 이후 기념법회를 열어왔다.
 
아울러 남측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지난달 29일 북한의 5대 종단 협의체인 조선종교인협회와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남·북 주요 종단의 수장들이 모이는 '남북종교인평화대회'의 시기와 장소 등을 협의했다. 양측은 금강산에서 평화대회를 개최한다는 데 공감했지만, 개최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여 추후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 이 대회의 개최가 확정될 경우 4년 만에 남측 7대 종단 수장들이 모두 방북하게 된다. 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세계교회협의회(WCC) 등 개신교계도 오는 24일부터 7일간 평양을 방문해 북한 교회와의 교류·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남·북의 노동단체들은 10월 중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달 30일 개성에서 북한 조선직업총동맹과 협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들은 오는 13일 개성에서 다시 실무회담을 열어 구체적인 대회 날짜와 행사 규모 등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세부사항을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협의를 마친 후 “남북 노동자 3단체는 8·25합의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민간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축구대회를 위한 실무접촉 자체를 불허했던 남한 정부도 이번 접촉은 승인하면서 대회 성사 가능성은 높아졌다.
 
남·북이 공동으로 금강산 소나무 산림병해충 방제를 실시하기로 한 것은 민간협력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당국간 협력의 성격을 띠고 있다. 남북강원도협력협회 관계자 등 10여명은 5~7일 방북해 산림 방제약품을 전달하고, 남측 병해충방제 전문가가 피해지역에 대한 시범 방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북 물품 지원비용 1억3000만원은 통일부의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충당한다. 북측은 지난 7월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 소나무가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며 공동조사를 제안했고, 그에 따라 산림과학원과 수목보호협회 소속 전문가 등이 현지에서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지난해 6월 북한 금강산 신계사에서 열린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남북합동다례재' 장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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