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일자리 채용 확대를 위해 내놓은 ‘청년희망펀드 고용 신탁’이 국내 5개 시중은행을 통해 본격 출시됐다. 그러나 대통령까지 나서 독려한 상품인 것에 비해 아직 반응은 미지근하다. 하나금융지주에서는 직원들에게 펀드 가입을 강요해 논란이 일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부터 펀드 가입 신청을 받기 시작한 KEB하나은행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2만1670계좌를 통해 총 3억8031만원을 기부 받았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 11명은 이날 6900만원을 기부했다.
반면 일반 고객들의 신청은 미지근했다. A은행은 128계좌를 통해 1493만원을 기부 받는 데 그쳤다. 다른 은행들도 펀드 수탁액이 수천만원에서 2억원 정도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B은행 관계자는 “1만원 등 소액으로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이른바 폭발적인 반응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청년희망펀드가 금융권의 ‘실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 금융사들은 전 임직원에게 청년희망펀드 가입을 독려하는 단체 메일을 보내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청년희망펀드는 정부가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해 내놓은 공익신탁으로 순수 기부이기 때문에 원금과 운용수익을 돌려받지 못하며 기부 금액의 15%, 3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5%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강제가입 논란을 막기 위해 청년희망펀드 가입도 기업이나 단체 대신 개인 명의로만 받기로 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대기업이 수십억 원을 낸 뒤 고용창출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대기업 명의로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하는 것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제가입과 실효성 논란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청년희망펀드를 운용하는 5개 은행에서 직원들의 청년희망펀드 가입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며 “순수한 기부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실적 압박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청년실업의 책임은 정부와 사내 유보금 수백조 원을 쌓아놓은 재벌에 있다”며 “청년희망펀드는 노동시간 단축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치고 국민의 기부를 강요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NH농협은행 광화문금융센터에서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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