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금 가운데 1235억원에 이르는 여유자금이 금리 0%인 한국은행 국고계좌에 쌓여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기금 여유자금 운용실태 평가' 보고서를 보면 국민건강증진기금(보건복지부·913억원), 응급의료기금(보건복지부·169억원), 장애인 고용촉진·직업재활기금(고용노동부·127억원) 등 최소 9개 기금이 지난해 기준으로 1235억원에 이르는 여유자금을 수익률이 0%인 한국은행 국고계좌로 운용하고 있었다. 특히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여유자금(960억원) 대부분을 한은 계좌에 쌓아두면서 지난해 정부 기금 중에서 가장 낮은 수익률(0.12%)을 기록했다.
여유자금은 기금의 고유사업에 활용되지 않는 자산을 말한다. 금융기관 예치금과 유가증권, 파생상품 등 금융자산뿐 아니라 자산 운용을 목적으로 보유한 부동산 등 실물자산도 포함된다. 몇몇 기금은 단기자금으로 쓰기 위해 여유자금 일부를 한은 계좌에 입금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은 계좌는 금리가 0%인 수시 입출금 계좌여서 입금 규모가 클수록 수익을 내기 어렵다. 보고서는 "많은 기금이 획일적으로 낮은 목표 수익률을 산정하고 있어서 수익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며 "기금 여유자금은 최소한으로만 한은 계좌에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외국환평형기금을 제외한 지난해 정부 63개 기금의 여유자금 운용 규모는 1년간 평균 잔고를 기준으로 524조원에 달했다. 2010년 348조원에서 4년 만에 50.5%가 늘어난 수치다. 국민연금기금은 437조9000억원의 여유자금을 보유해 전체의 84%를 차지했고, 지난해 운용수익률도 5.25%로 가장 높았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출처/국회예산정책처 '기금 여유자금 운용실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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