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정세 중대 분수령, 25일 미·중 정상회담
북한 핵·미사일, 일본 집단자위권 법률 통과, 남중국해 갈등 등 논의 주목돼
시진핑 첫 미국 국빈방문…양국 ‘국익 조율’ 치열할 듯
2015-09-20 10:25:11 2015-09-20 10:25:1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5일 미·중 정상회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북아를 비롯한 주요 갈등 지역의 정세와 세계 경제에 있어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신형 대국관계’를 내실화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최근 경기둔화를 겪으며 적잖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한편 동북아 영향력 쇠퇴를 우려하던 미국은 19일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를 뒷받침하는 법률을 국회에서 최종 통과시키며 미국을 보조할 수 있게 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런 상황에서 만나는 두 정상은 각국의 핵심 이익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국익의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이 될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는 미국에서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2017년 초까지의 양국관계와 국제정세를 규율하게 된다. 시 주석이 취임 후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6년 6월 이후 두 번째이지만, 국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의 정쩌광 부장조리는 17일 시 주석 방미에 관한 설명회에서 "양측이 폭넓은 영역에서 풍부한 성과를 이룰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현안과 이란 핵, 한반도 핵,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 지역 문제에서 새로운 공동인식을 달성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외신들은 미국 정부기관과 기업을 겨냥한 중국 측의 해킹 의혹,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기후변화 대책, 양자투자협정(BIT), 북한 핵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꼽고 있다.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의 태도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시 주석이 17일 ‘중·미 공상업계 포럼’에 참석한 미국 대표단에게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시 주석은 "양국이 호혜 협력하는 것은 양국에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세계 평화, 발전, 번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미관계의 본질은 호혜 공영"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일부 갈등이 있지만 크게 보고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함으로써 전략적 오판을 피해야 한다"며 "건설적인 방식으로 갈등을 관리·통제함으로써 공동이익을 수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그는 “성장속도 둔화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이는 발전방식 전환, 경제 구조조정, 경제 자극정책 효과가 감소하는 시기 등이 중첩된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백악관의 어니스트 대변인은 15일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며 “시 주석의 방문은 상호 이해가 겹친 광범위한 이슈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확대하고, 불일치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이 건설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이 양국의 ‘불일치’를 언급한 것은 시 주석의 방미를 부정적으로 보는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지만, 중국에 ‘양보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동북아 문제 중에서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것으로 미·중 양측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이슈는 한반도 상황이다. 북한이 10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하고 핵실험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다분히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의제 설정에 있어 북한의 의도는 관철된 셈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6일 한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추진에 대한 양국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시 주석 방미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추진, 이란 핵문제, 반테러 및 법집행 문제, 아시아태평양 협력 등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미·중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세계의 평화·안정과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대니얼 러셀 동아태 차관보도 15일 "북한에 있어 유일한 탈출구는 진실된 협상을 통해 의미 있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면서 "미·중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도 이같은 공통의 목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는 반면 시 주석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미국이 풀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두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준수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봉합할 공산도 크다. 그렇다면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감행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나 중국이 북한 이슈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관해 태도를 바꿀 변수가 있다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사드) 배치 문제, 일본의 집단자위권 관련 법률 통과 상황, 한국이 미국보다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이른바 ‘중국 경사론’ 등이 꼽힌다.
 
또 하나의 핫이슈인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는 상당한 갈등이 예상된다. 해리 해리스 미군 태평양사령관은 17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은 군사적으로 큰 걱정거리"라며 "우리가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행사하고, 그럴 수 있도록 허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중 정상회담에 관한 연설에서 “(인공섬 건설은) 영토주권을 지키고 정당한 권익 침해를 막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관계와 국제정세에 관한 여러 이슈들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티베트와 위구르 문제 활동가들이 백악관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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