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북한 김정은의 ‘권력공고화’ 방식
김정일보다는 강압적인 방식…대·내외적인 ‘위기’ 가능성도
2015-09-20 10:26:11 2015-09-20 10:26:11
북한 체제가 수립된 이후 70년 동안 김일성과 그의 아들, 손자 3대가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 김일성이 30대에 권력을 장악해 40년 이상을 통치한 것을 보면 손자인 김정은도 30대 초반에 권력을 승계하였으니 장기간 통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시대와 환경이 많이 변한 상황에서 과연 김정은은 할아버지처럼 40년 이상 통치할 수 있을까?
 
북한의 부자 권력승계는 두 번 있었기 때문에 비교가 가능하다. 김일성 생존시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식적으로 가진 직함은 국가주석과 당총비서직이었다. 아들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이후 아무런 주요 직책을 갖지 않고 3년 이상 북한을 통치했다. 당총비서에는 김일성 사망 3년 후인 1997년에 취임했고, 그로부터 1년 후 김정일은 주석직을 승계하지 않고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모시는 것으로 주석직을 실질적으로 폐지했다. 김정일 자신은 국방위원장직만 가지고 군과 국가를 지배했고, 대외적인 국가원수 역할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맡도록 했다.
 
김정일 사망 이후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도 공식적 직책을 승계하는 데 있어서는 아버지와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당총비서직을 승계하지 않고 자신은 당 제1비서의 직책을 가졌으며, 김정일을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자신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올랐다. 그러나 명칭만 다를 뿐이지 그 권위나 업무는 차이가 거의 없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1년 12월 30일 군 총사령관에 임명되어 군권을 장악했다.
 
모든 독재자들은 정권을 장악하고 유지하기 위해 무력을 우선적으로 장악한다. 김정일과 김정은도 먼저 군을 통제하는 데 주력했는데, 두 사람이 접근한 방식은 차이가 있었다. 김정일은 군 우대정책을 추진해 선군정책과 선군사상을 내세우면서 군을 자기 세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군 이외의 다른 세력도 별 다른 숙청을 하지 않고 충성을 보이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김정일은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여 2000년까지 권력을 공고화했고, 그 이후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등 자신감을 가지고 전방위 외교정책을 추진했다.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군을 우대하는 정책이 아니라 군에 대한 숙청을 감행하며 충성을 요구하고 있다. 일종의 공포정치를 하면서 자기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일단 김정은은 김정일에 비해 경륜, 나이 등 모든 것이 부족하고, 이는 자신감의 결핍으로 이어진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생존했을 때부터 통치의 일부분을 담당하면서 통치력과 통치술을 키웠지만, 김정은은 그러한 경험이 없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막강한 카리스마를 동원하여 주민들의 수령에 대한 숭배를 이어받을 수 있었으나, 김정일의 카리스마가 김일성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은 자기 스스로 충성심을 유발시켜야 한다.
 
무엇보다도 김정은은 젊다. 30년을 통치해도 60세이다. 장기간 통치를 위한 강력한 통치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유연한 방식보다는 공포스러운 탄압정치를 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강압적 방식에 의한 권력 공고화는 완성형이 될 때까지 위태로운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권력승계 이전에 어느 정도 통치의 기반을 갖추었던 김정일도 권력 공고화에 6년이 걸렸다. 강압적인 방식의 권력 공고화는 임시적이며, 저항세력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일과 김정은은 모두 선대가 사망할 때 핵문제를 물려받았다. 김정일은 1994년 7월 8일 김일성이 사망하고 난 후 3개월 남짓 경과한 10월 21일 미국과 제네바 기본합의를 이끌어내며 대외 문제의 부담을 던 상태에서 내부 권력 공고화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김정일이 사망 직전에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만들어 줬는데도, 합의를 깨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했다. 결국 김정은은 핵문제와 미사일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외적인 부담을 그대로 안은 채 권력 공고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김정은은 권력 공고화의 과정에서 대내외적인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북한 체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다가 결국은 김정일이 선택했던 유연한 방식의 권력 공고화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김계동 연세대 교수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