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에 달하는 중복 지원, 부실한 장비 사용, 전시성 운영 등 창조경제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송호창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부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다른 정부 사업을 중복으로 지원받은 기업은 24곳이었다. 5억원 이상을 지원받은 기업이 4곳이었고, 중소기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의 3개 사업에서 15억2000만원을 지원받은 업체도 있었다. 송 의원은 "혁신센터가 보여주기식 사업에 집중하면서 이미 성과가 검증된 기업을 흡수해 재포장하는 역할에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조경제대상 경진대회는 '선수들의 놀이터'가 되고 말았다. 새정치연합 우상호 의원은 이날 발간한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의 민낯' 자료집에서 "이미 기술력을 검증받은 기업들이 입상하면서 창업 경진대회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창조경제대상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A업체는 2011년 중기청 창업사관학교를 통해 기술력을 검증받은 곳이다. 올해 입상한 B사는 2006년 설립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업체이지만, 사명을 바꿔 대회에 참여했다.
지역 중소·벤처기업을 키우는 거점이 돼야 할 혁신센터는 '전시장'으로 전락했다. 새정치연합 전병헌 의원이 미래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17개 혁신센터 가운데 5곳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출범식 이후 총 6억59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센터장도 없이 지난해 11월 문을 연 전북센터는 지난 5월 1억4800만원을 들여 원스톱서비스존을 만들었고, 강원센터는 출범한 지 1달이 지난 6월에야 사무공간을 갖추는 공사를 했다. 전 의원은 "대통령 의전용으로 건축해서 서둘러 개소식을 열고, 필수 공간을 갖추느라 다시 돈을 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17개 혁신센터 가운데 10곳은 3D프린터 등 고가 장비를 갖추고도 시제품을 제작한 건수가 하나도 없었다. 혁신센터가 장비를 구입하는 데 쓴 돈은 11억4250만원에 달한다.
일자리 창출도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새정치연합 홍의락 의원은 이날 "전국 17개 혁신센터에 채용된 직원 125명 가운데 84명(67.2%)이 '2년 이하 근무조건'의 계약직"이라고 밝혔다. 특히 광주(7명)·경남(8명)·강원(7명)·세종(5명)·울산(7명)·인천(5명) 센터는 모두 계약직으로 채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창조경제가 실적 부풀리기와 전시성 행정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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