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주는 물론 배당주 펀드를 향한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데,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 뿐 아니라 배당 수익을 추가로 기대할 수 있어 저금리 시대에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배당주펀드 127개의 총 설정액은 9조4111억원으로 최근 한달 만에 3700여억원, 3개월새 1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모였다.
이중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액티브배당’ 펀드로 연초 이후 22%대의 수익률을 보였다. 다음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 펀드가 연초 이후 21% 수익을 거둬 수익률 2위,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장기고배당’ 펀드는 18%의 수익률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중소형고배당’ 펀드 역시 유형별로 17~18%대의 수익률을 거뒀다.
시장이 불안하다고 하지만 배당주 펀드만큼은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로 눈돌리면 배당수익률이 3%대
1%대 금리가 현실화되면서 배당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해외 선진국의 경우 배당투자가 일반화된 게 사실이다. 해외를 둘러보면 3%대 배당수익률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배당을 많이 하는 유럽 시장의 배당 수익률은 3% 중후반으로 국내 정기예금 금리의 두배 수준에 가깝다. 작년 말 기준 코스피 지수 시가배당수익률이 1% 초중반인데 대표적 고배당지역인 유럽을 예로 들면 MSCI 유럽 인덱스 기준 작년 말 기준 평균배당율이 3.7% 수준으로 국내 은행정기예금 금리의 두배 수준이다.
여전히 국내 기업은 연말 기준 배당을 많이 하는 반면 유럽은 배당 지급 주기가 연간, 반기, 분기로 굉장히 다양하고 배당금 지급 시기도 매달 분산돼 있어 투자 시기를 민감하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배당수익률은 그만큼 어려운 시기 국내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기업의 성장성 고려…주식형보다 채권형 선호
고배당주에 투자를 하려면 어떤 기업이 적당할까.
전문가들은 먼저 기업 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을 분석할 것을 권한다. 즉,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권, 기술력, 브랜드를 파악하고 또한 이 기업이 속한 산업 내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등을 분석한 다음 이 기업이 배당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성까지 기대할 수 있는 핵심적인 고배당주를 따로 구별해 30% 남짓 포트폴리오로 편입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전진혁 미래에셋자산운용 온라인마케팅팀장은 "전통적인 대형 고배당주도 같이 편입함으로써 전반적인 포트폴리오의 안전성 또한 유지하려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당주 펀드라고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아직은 높지 않기 때문에 가치주 펀드, 일반 주식형 펀드와 뚜렷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개별 종목의 실적이나 시장 흐름에 좌우되는 경우도 많은 데, 시장이 불안할 때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면 주식형 배당주 펀드 보다는 채권혼합형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채권혼합형펀드는 채권을 60% 이상 담아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챙기면서 40% 이하만 주식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상품이다.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가 유리하다.
올 2분기 들어 부진한 증시가 지속된 탓에 국내 주식형펀드들은 연초 이후 평균 -1.64%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국내 채권혼합형펀드들은 평균 1.95%의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다. 자금몰이를 주도하는 채권혼합형펀드들은 퇴직연금펀드부터 가치주펀드, 배당주펀드, 중소형주펀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위안화 쇼크에 미국 금리인상...배당요구 더 커져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 배당성장 50지수는 18% 상승하며 코스피 수익률(-0.1%)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코스피가 하락세를 나타낸 6월 이후에도 3개월 동안 배당주 펀드에는 자금이 줄곧 유입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 확대 및 소비 활성화 대책을 배당 확대 정책을 강화하면서 기업들 역시 배당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유가증권 시장에서 중간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26개로 작년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간 현금배당 규모는 1450억원으로, 지난해 4410억원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기금과 같은 장기 투자자들의 배당요구도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주주가치 및 기금의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한 ‘국내 주식 배당 관련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과소 배당 기업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 중점관리기업 지정 및 공개 등 방안을 담았다. 연기금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점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받는 배당 요구 압박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개별 기업 중 배당수익률 높고 이익 증가가 예상되며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은 종목으로는 SK텔레콤, 기업은행, 현대해상, 대교, 메리츠화재 등이 꼽힌다. 노아람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와 중국 경기부진 우려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국면에서는 배당수익률이 높고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이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아시아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환율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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