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구지영(40·여)씨는 평소 아이들을 위한 건강식으로 렌틸콩 등 곡물류와 먹을거리를 해외직구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건강을 생각해 쌀밥 대신 잡곡밥을 만들어 먹는 걸 넘어서 좋다고 입소문이 난 음식을 찾아먹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됐다고 했다.
구씨는 추석을 앞두고 또 한번 해외직구를 하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한달 뒤면 해외직구족을 위한 세금이 30% 인하된다는 소식에 쇼핑 일정을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관세청은 '수입물품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입안예고했는데, 고시 개정 절차를 거쳐 당초보다 3개월 앞당겨 세금운임을 인하하기로 했다.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2층에서 국내 최초의 오프라인 직구(해외 직접 구매) 편집매장인 '비트윈' 프리오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간 B2C 거래, 매년 두자릿수 성장
세계 여러 국가에서 온라인을 통한 B2C 거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국가간 B2C 거래인 해외직구도 매년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은 전체 수출이 감소했지만, B2C 수출은 145% 크게 신장했다. 지난해 2330억달러에 달한 국가간 B2C 거래액은 오는 2020년 연평균 27.4%의 고성장을 이어가며 1조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직구를 하는 소비자도 지난해 3억명에서 2020년에는 9억명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주부 구씨가 즐겨 해외직구한 렌틸콩 등 곡물류는 즐겨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관세청의 '최근 5년 해외직구 빅데이터 분석'을 보면, 지난해 곡물류 수입 건수는 관세청이 처음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한 2009년보다 934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한국의 전자상거래 수출 역시 중국, 아세안에서의 수요가 늘고 통관신고가 간소화된데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7월중 전체 수출은 4.9% 감소했지만, 전자상거래 통관수출은 144% 증가했다.
이에따라 국내에서 해외물품을 직구하는 해외직구족뿐 아니라 한국 물건을 직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노력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장상식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상품은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관심이 높고, 품목별로는 화장품, 의류, 가전·통신, 가방·신발·액세서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아직 스포츠레저, 가정용품, 컴퓨터 등은 구매가 많지 않아 판매품목을 다양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부터 해외직구 과세운임 30% 인하
10월부터는 해외직구족을 위한 세금혜택이 적용된다. 정부는 3㎏ 이하 특송물품에 대한 과세운임을 30%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계획을 3개월 앞당긴 것이다.
해외직구의 경우 배송대행업체가 여러 구매자의 물품을 한꺼번에 묶음배송을 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이에따라 과세운임표에서 정한 운임이 실제 운임보다 높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해외직구 등을 통해 수입되는 특송물품 중에서 면세범위(총 과세가격 15만원 이하·한미FTA로 미국발 특송물품은 미화 200달러 이하)를 초과하는 경우, 물품가격에 운임과 보험료를 더한 과세가격에 품목별 관세율을 곱해 세금을 산출한다.
이에따라 내달부터는 3㎏짜리 물품을 미국에서 직구로 수입하는 경우 과세운임은 현재 5만1000원에서 3만5700원으로 1만5300원 낮아진다. 세율이 35%인 물건을 직구하면 5355원(1만5300원×관세율 35%) 세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미국 등 3지역의 경우 1㎏ 물건은 2만7000원에서 1만8900원으로, 2㎏ 물건은 4만1500원에서 2만9050원으로 각각 과세운임이 낮아진다.
관세청은 해외직구가 활발한 3㎏ 이하 특송물품에 대한 과세운임을 현실화한 만큼 이를 계기로 해외직구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연간으로는 약 40만건의 특송물품이 세금절감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추석 전 쇼핑계획했다면 이벤트 적극 활용
세금인하 전 급하게 해외직구를 할 일이 있다면 배송대행업체의 연휴 맞이 이벤트를 적극 활용해보자.
해외배송대행업체 아이포터는 이달 말까지 추석맞이 쇼핑을 돕기위해 배송비를 3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간 중에 미국, 일본, 중국 배대지 센터 중 동일 센터를 두번째 이용할 때 배송비를 할인해준다. 이벤트를 활용하면 부피가 큰 상품과 중량 무게가 있는 용품 중에서 어린이용품, 주방용품, 의류, 케리어가방, 카시트, TV, 공기청정기, 청소기 국제특송 배송비 절감 폭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트리플스는 BC카드와 함께 9월 한달간 '해외직구족을 위한 더블혜택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BC카드로 톱15직구가맹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10달러 쿠폰을 제공하며, BC카드 사용 고객 모두 1만원 청구 할인을 해준다.
한편, 시장이 커지는 만큼 소비자들 역시 좀 더 세심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결함으로 리콜된 상품이 해외직구로 팔린 사례를 적발하고 외국 제품을 구입할 때는 미리 소비자위해정보시스템(ciss.go.kr) 등에서 해외 리콜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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