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비 은퇴자들 사이에서 ‘헬스푸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헬스푸어란 몸이 아파도 경제력이 부족해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가 늘어나는데 반해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인은 평균 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10명 중 3~4명은 암에 걸린다.
노년에 병원비를 쏟아 붓느라 생활이 곤란해진다면 결국 힘겨운 노후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최성환 한화생명 보험연구소장은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주관한 제3회 <해피투모로우>에서 소득 단절 시기에 급증하는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경제활동 시기에 미리 충분한 보장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남자는 65세 이후에 생애의료비의 50.5%를, 여자는 55.5%를 사용한다.
여기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비용이나 처치비용, 요양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실제 노후 의료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 소장은 “목돈이 쓰일 수 있는 암, 심혈관질환 등 치명적 질명을 대비해 치명적 질병(CI)보험에 가입하거나 실손의료보험으로 노후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100세 시대, `5F`가 답이다
최 소장은 인생이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5개 핵심요소를 영어 'F'로 시작하는 단어로 표현했다. 첫 번째는 'Finance'로 뭐니뭐니해도 재무적으로 든든해야 풍성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눈높이와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웬만큼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F인 'Field'는 은퇴 후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에 다니고 있을 때는 그 직장이 될 것이고 은퇴한 후에는 취미 또는 봉사활동 등 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소일거리를 말한다.
세 번째 F는 'Friend'로 좋은 친구가 많아야 외롭지 않은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친구인 배우자와 자녀를 포함한 가족은 물론 친구관계를 잘 챙겨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의욕도 많아질 것이다. 네 번째 'Fitness'다. 무엇보다 내가 건강해야 돈도 일도 친구도 지킬 수 있다. 즉 평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또 혹시 모를 큰 병에 대비하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마지막 F로 선택한 것은 재미를 뜻하는 'Fun'이다. 돈(Finance)과 할 일(Field), 친구(Friend), 건강(Fitness)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 삶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 가지고도 재미없는 인생이라면 조금 덜 가지고 조금 부족한 가운데서도 재미있는 인생만 못한 꼴이 된다.
모르고 지나친 정부 의료비 반드시 챙기자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꾸준한 건강관리가 최고다. 최 소장은 20~30대에는 건강에 대한 과신을 하지 말고 무리한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식사를 피해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점심시간을 활용해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등 생활 속 운동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특히 일이나 모임을 핑계로 하는 밤샘이나 과음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40~50대는 본격적인 질병 예방에 돌입해야 할 시기다. 저염식·저열량 위주로 식사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성인병이나 주요 질환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이 시기엔 갱년기나 퇴직으로 인한 우울증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정신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60세 이후에는 즐기면서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라에서도 이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흔히 알고 있는 정기 건강검진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 외에도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의료비 지원이나 치매 검사 및 의료비 지원 등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노인 실명에 대비한 무료 안검사나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개안 수술과 틀니·임플란트 시술비 보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제도가 많으니 지원 대상자인지 확인해두는 것이 유익하다.
80세까지 보장받는 실손보험 하나면 든든
실손의료보험의 보장기간은 특정 연령까지만 필요로 하기보다 종신 시까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80세에서 최고 10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있는데 고령화 시대를 감안해 100세까지 최대한 길게 보장받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모든 보험사는 의료실비보험을 갱신형 상품으로만 판매하고 있는데 단, 암 보험,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성인병, 질병 상해 입원비, 골절, 화상, 등의 특약은 비갱신형으로 추가선택해 가입이 가능하므로 종합적인 보장이 가능하도록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만일 기존에 가입해서 유지하고 있는 의료실비보험 상품이 있다면 비례보상 원칙에 따라 중복으로 보장이 되지 않으니 필요 없는 보장이 있다면 과감히 삭제하거나 전문가에게 문의해 리모델링을 고려해 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술보다는 시술 형태로 이루어지는 치료가 많으므로 보험금 청구가 빠른 회사의 상품이 유리하다. 특히 병원 방문이 잦은 노년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노인 실비보험 상품을 더욱 꼼꼼하게 비교하고 따져봐야 한다.
최 소장은 “은퇴 연령이야 내 뜻대로 안 된다지만, 최대한 건강하게 오랫동안 버텨서 몸이 아파도 일하는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나의 노후가 조금이라도 편안해질 수 있다”며 “실손의료보험으로 하나로도 노후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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