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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강력 처방전 내놓은 중국…분위기 반전 시작되나
불안 완화됐지만 지표개선·완화 카드 더 필요
2015-08-26 14:56:33 2015-08-26 14:56:33
중국 증시가 8개월 만에 3000선이 무너지자 정부가 드디어 칼을 뽑아 들었다.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부양책 발표 이후 유럽증시는급반등했지만 뉴욕증시는 하락 반전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중국 증시 역시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투자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데 일조할 것이나 지속성은 펀더멘털 개선이 결정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의 내놓은 극약 처방
 
25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PBOC)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예금·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고 시중은행의 예금 지준율도 0.5%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26일부터 예금금리를 1.75%, 대출금리는 4.6%로 적용된다. 지난 11월 이후 네 번째 금리 인하 조치이자 세 번째 지준율 인하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금리·지준율 동시인하 조치가 있었지만 당시 지준율 인하 대상이 일부 금융기관에 제한됐음을 감안할 때 이번 조치에서 더 강력한 부양 의지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금리와 지준율의 실질적인 동시 인하는 사실상 2008년12월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금융 불안과 경기 하강에 즉각 대응할 필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달 수출과 8월 제조업 지표로 경기 하강 리스크가 두드러졌다. 또 9월 열병식 행사를 앞두고 베이징 근처 6개 성의 공장이 중단되면서 3분기 제조업과경제성장률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도 우려됐다.
 
일각에서는 증시 붕괴와 지표 부진에도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며 시장 신뢰도가 무너진 것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평가 절하가 단행된 11일부터 상하이지수는 26일 장중 저점까지 약 27% 가량 하락했다. 그동안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 인하 등의 유동성 정책 발표 대신 정부는 7월 초 직접적인 시장 개입과 8월 위안화 절하 등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통해서 강력한 부양 의지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평가 절하의 환율 개혁에 이어 금리 자유화를 통한 금융 개혁에 가담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등 가능하나 지속성은 지표 확인 필요 
 
시장에서는 부양 카드가 중국 경제와 증시, 글로벌 경제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다수는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시중에 6700억위안의 자금이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소 기업들의 투자, 대출을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소비 회복 기대감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무엇보다도 증시에서 불안감이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정책 발표 이후 25일 유럽 주요국 증시는 3~4% 반등했으며 뉴욕 3대 지수는 마감 직전 하락했으나 장 중 3% 급반등했다. 26일 상하이지수는 상승 출발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전날에 이은 추가 급락은 진정됐다.
 
한편으로는 이번 조치가 중국 정부가 경제에 대한 심각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증시 변동성은 꾸준히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효과의 지속성은 확신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전망이 펀더멘털의 회복에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심리가 무너진 상황에서 9~10월 발표될 지표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정책 효과가 지표에 반영되는 기간 동안 투자심리의 회복 역시 더뎌질 수 있다고 봤다.
 
푸 용하오 파운테인헤드 파트너스 최고정보책임자는 “금리, 지준율 인하의 부양 효과는 확실히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 중국, 글로벌 경제 우려감이 기대심리보다 큰 상황으로 효과는 다소 늦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내 통화량 증가 둔화 가능성에 대응한 지준율 인하 여지도 제기됐다. 
 
쉐인 올리버 AMP캐피탈 펀드메니저는 "중국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유동적이지 못하다"며 "1년물 대출금리를 연내에 4%까지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장쑤성 간위현 인민은행 지점에서 은행원이 100위안 중국 화폐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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