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가계부채와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관리 방향
2015-08-18 12:00:00 2015-08-18 12:00:00
2015년 8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 재도약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으로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의 주요내용은 공공, 노동, 교육, 금융의 4대 구조개혁에 대한 것으로 요약된다.
 
이 중 눈여겨 봐야할 점은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금융개혁이다. 주로 핀테크와 담보나 보증과 같은 보신주의 관행이나 현실에 안주하는 금융회사의 영업행태를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금융’에 대해 언급한 이유만큼이나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금융경쟁력은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 실제로 지난 WEF(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 발전 수준이 80위권으로 우간다 수준이라고 한다.
 
금융업은 보통 사전적, 은행내부 진행, 사후적인 관리방식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특히 후진적인 부분이 사후적으로 발생하는 후진적인 현재의 부실채권 관리다. 이로인한 채무자의 과도한 부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2015년 1분기말, 가계부채는 1099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3%가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부채 중에서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469조8000억원이고,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151조4억원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가계부채는 계속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통계도 이와 유사하다. 가계부채 중에서 채권자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의 건전성을 측정할 수 있는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주택담보대출이 0.39%, 가계신용대출이 0.71%를 나타내고 있다. 2015년 1분기말 국내은행의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이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어 채권회수에 상당한 위험이 있는 고정이하 채권비율인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6%이고 부실채권 규모는 24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4조원인데, 대손상각(1조4000억원), 담보처분에 의한 회수(1조원), 매각(8000억원), 여신정상화(5000억원), 기타(3000억원)으로 나타난다. 2014년 기준으로 25조원의 부실채권 중, 대손상각은 연간 약 8조원이며 매각은 5조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의 연체율은 1%보다 작으며, 부실채권 중에 상각이나 매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부실채권은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수익성 제고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연체율에 잡히지 않으면서, 상각이나 매각을 통해 금융기관의 연체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고, 은행은 매우 낮은 가격으로 자산관리회사, 저축은행, 대부업에 매각한다.
 
하지만 부실채권 매각에 대한 내용을 담은 법률은 많지 않다. 민법 제450조에 따라 채권 양도를 승낙하거나 양도에 대한 통지를 받을 수 있으며, 매각에 대해 통지서가 채무자에게 통지되지만, 체류지 등의 문제로 인해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금융회사부실자산 등의 효율적 처리 및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에 부실자산의 인수 방법·절차가 있으나, 이러한 부분도 협의에 의해 인수계약을 하도록 명시돼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상환능력이 없는 이러한 부실채권을 가지고 있는 채무자는 114만명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부실채권에 대해 법률에 따라 매각을 하는 경우에도 재매각 상황에서 원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어디에 위치한 지에 모르는 일종의 분리된 섬인 ‘채권 갈라파고스’에 갇히게 된다.
 
즉, 채권이 어떠한 상황인 지에 대해서 현재 채권을 가지고 있는 추심회사만 알고 있으며, 다른 회사로 채권이 매각되면 이전의 채권자들은 상황을 전혀 모르게 되고, 채무자는 당연히 변제하려고 해도 아무런 정보를 가지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금융회사의 내부규정에만 있는 부실채권의 매각기준과 절차를 보다 명확히 법과 시행령에 반영하여 사후에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매각기준, 매각절차 등은 내부규정이 아닌, ‘은행법’ 등 관련 법령에서 이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개별은행의 제각각인 내부규정에 반영된 부실채권 매각기준, 매각절차 등과 관련한 사항을 법령에서 규정하여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매각이나 재매각 과정에서 이력관리 제도를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가 섬에 갇혀 정확한 정보 파악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대부업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고 있기 때문에, 부실채권 이동에 파악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은행법’과 더불어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도 반영하거나 금융당국의 산하로 등록을 이관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brainkim75@han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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