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인플레이션도 보라
경기회복 기대감..원자재값 급등
인플레이션 우려 제기.."도식적 경기부양 조절해야"
2009-06-11 11:05:49 2009-06-12 11:16:01

[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우리나라는 과연 인플레이션 안전지대인가.

 

세계적으로 인플레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위기가 끝나면 급격한 인플레가 찾아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 역시 "더 이상 경기 부양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며 걱정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저기서 막대한 재정지출과 저금리 정책에 따른 후유증을 걱정하는 우려의 소리들이 적지 않다.

 

◇ 걱정되는 원자재값 급등 

 

최근 원유와 원자재가격이 올 초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7개월만에 70달러선을 넘어 2배로 뛰었다.

 

구리 3개월분 선물가격도 톤당 5000달러를 넘어 연초대비 50%이상 올랐고 옥수수·밀 가격도 지난해 12월 최저 수준을 보인 이래 50% 가량 높아졌다.

 

이같은 오름세는 인플레 기대심리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계속되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종화 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세를 지켜봐야겠지만 계속된다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며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간경제연구소 전문가들 역시 비용측면의 인플레를 우려하고 있다.

 

현 상태에서는 시중 유동성이  골고루 퍼지지 않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수요 인플레 압력(Demand-pull Inflation)은 낮은 상태.

 

그러나 원자재 가격 등 생산원가가 오르면서 발생하는 비용 인플레(Cost-push Inflation)은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6개월 기준 정도의 단기로 봤을 때는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가 높지 않겠지만 이것이 계속된다면 문제가 된다"며 "우리와 같은 원자재 수입국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타이밍이 핵심 키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 현재 시중에 풀려있는 돈 역시 인플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단기성 자금은 811조원이나 된다. 증가율(17.4%)은 6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직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주저함에 따라 돈이 제대로 돌고 있지 않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에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은행대출이 정상화되면 예금된 돈이 대출자금으로 쓰이는 신용창출이 반복되면서 통화량이 급증, 인플레 부담이 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유동성 환수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때문에 당장은 물가급등 가능성이 낮지만 경기회복기에 대비해 시중 유동성을 거두어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환수의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2분기에 전기대비 1%수준의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4분기에 대한 기저효과여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3분기에도 1%정도 성장률을 보인다면 금리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나 미국 모두 환수시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완전한 회복세가 보인 이후에 환수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지난 1990년대 일본과 같이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아직 유동성을 거둘 시점은 아니며 경기가 회복됐다는 확신이 들면 재정정책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도 넉달 째 기준금리를 2%로 동결하면서 아직 유동성 과잉문제를 심각하지 보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아직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한참 못 미쳐 인플레 우려는 높지 않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재정 무제한 지출과 저금리 정책으로 압축되는 경기 부양 기조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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