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생긴다더니…시동 끈 푸드트럭
전국에 고작 27대…국회입법조사처 "미흡한 후속조치 탓에 불법 영업자만 만들어"
남윤인순 의원 "청년 일자리 앞세우기에만 급급…노동개혁도 별반 다를 바 없어"
2015-08-09 15:30:17 2015-08-09 15:30:17
청년 창업을 이끌겠다며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푸드트럭 합법화' 정책이 1년 넘도록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청년과 서민 600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정부의 호언장담과 달리 후속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청년을 앞세우는 비현실적 정책이 노동개혁에서 다시 되풀이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9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2015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보면,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푸드트럭 관련 규제를 푼 이후로도 합법화한 푸드트럭 영업 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푸드트럭 개조 건수와 관련 산업 매출은 늘었지만, 미흡한 후속조치 탓에 불법 영업자만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정부는 대학과 고속도로 졸음쉼터 등에 푸드트럭 영업을 허용했으나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완화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푸드트럭 합법화는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청년 일자리 대책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푸드트럭으로 청년 창업을 유도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지난해 7월 "6000여명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며 푸드트럭 관련 규제를 풀었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개조 기준을 완화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푸드트럭 영업 지역을 유원시설에서 관광지, 도시공원 등으로 늘렸다.
 
하지만 개혁의 결과는 초라하다. 전국의 합법 푸드트럭은 27대(지난 7월 기준)에 불과하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합법 푸드트럭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도입을 검토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국에서 지난해 말(3대)보다 고작 24대 늘었을 뿐이다.
 
감사원은 지난 6월 '투자 활성화 대책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11월 '푸드트럭 업무 매뉴얼'을 지자체에 내려보낸 뒤에도 담당 부서에 전달되지 않거나,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지난해 12월 감사 당시 유원시설 등에서 푸드트럭 영업신고 건수는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규제완화에 뒤이어 내놓은 정책들도 '전시성 행정'에 머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전국 도시공원 3222곳에서 푸드트럭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자체나 민간 사업소에서 모집 공고를 내고 허가하지 않는 이상 불법이다. 감사원은 "전국 16개 시도의 푸드트럭 입지 검토 현황을 확인한 결과, 고양시를 제외하고는 검토한 지자체가 없었고 입지를 검토해 달라는 민원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 3월 7개 대기업·대학과 캠퍼스 푸드트럭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두고는 프랜차이즈 사업 영역만 확장시킨다는 목소리가 크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최근 서울시에서 1000여개 공원을 점검했는데, 푸드트럭 영업이 가능한 곳은 1군데뿐이었다"며 "합법적 영업을 하기까지 절차도 까다롭다. 주변 상인과의 관계, 수익성을 고려하면 현실과 맞지 않은 허울뿐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청년 고용을 앞세운 정부·여당의 노동개혁도 시동이 꺼진 푸드트럭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서 실질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얘기다. 남 의원은 "정부는 항상 청년과 일자리 창출 구호를 내세우기에만 급급해한다"며 "현실성 있는 정책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이다. 정책을 점검해보면 대부분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박근혜 정부의 청년 고용 대책은 푸드트럭과 중동에 가라고 한 것 정도밖에 없다"며 "노동개혁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지만, 청년고용할당제를 확대하지 않으면 대기업은 이익만 누리고 시늉을 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청년 일자리 정책인 푸드트럭이 미흡한 후속조치 탓에 불법 영업자만 양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 3월18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캠퍼스 푸드트럭 프로젝트' 업무협약 체결식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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