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올해 초만 해도 극장가는 외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유일하게 천만을 넘겼고,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6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연평해전>이 한국영화로서 600만 관객을 넘겼지만, 작품성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은 380만 관객을 넘기는 데 그쳤다.
이 외에도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인사이드 아웃>, <분노의 질주:더 세븐>이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작품성 면에서도 한국영화는 외화에 크게 밀렸다.
영화 <암살> 포스터. 사진/쇼박스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가 침체기를 겪은 가운데 영화 <암살>과 <베테랑>이 작품성과 흥행 면에서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암살>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9일까지 누적 관객 수 850만명을 넘겼고, 베테랑은 개봉 4일 만에 200만 관객 수를 넘겼다. 이같은 흥행의 신호는 이미 개봉초부터 감지됐다. 지난 8일 <암살>은 개봉 2주차임에도 41만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베테랑>은 71만명의 관객 수를 동원한 바 있다.
두 영화는 작품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30년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암살>은 일본군 사령관과 친일파를 암살하려는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독립군이 된 전지현과 독립군이었으나 변절을 한 염석진 역의 이정재, 살인청부업을 하는 하와이 피스톨 역의 하정우 등 유명 배우들이 호연을 펼친다. 이 외에도 조진웅, 이경영, 최덕문, 오달수 등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들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또한 느린 동선으로 카메라에 감정을 담아낸 연출과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 스케일이 큰 액션, 과거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미술 등이 어우러지며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노골적이지 않은 메시지 전달도 호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일제강점기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웠지만 이름 한 줄 새기지 못하고 사라진 독립군에 대한 고마움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암살>은 최동훈 감독의 전작과 비교했을 때도 흠 잡을 것 없이 훌륭한 작품"이라며 "이 정도 스피드라면 1000만 관객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화 <베테랑>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암살>보다 2주일 늦게 개봉한 <베테랑> 역시 암살 못지 않게 빠른 스피드로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황정민, 유아인, 오달수, 유해진, 장윤주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암살>과는 달리 가벼운 톤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액션오락영화다.
서도철(황정민 분)을 중심으로 한 경찰 팀과 조태오(유아인 분)를 중심으로 한 재벌가의 한 판 싸움이 큰 줄거리인 이 작품은 류승완 감독의 빠른 스토리 전개와 호쾌한 액션, 끊임없이 터지는 유머, 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오락 영화 중 가장 시원한 느낌을 주는 영화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황정민과 유아인의 하이라이트 액션 신이 끝나는 대목의 경우 개운한 느낌마저 선사한다.
이 영화는 단순히 오락적인 요소만 갖춘 작품이 아니다. 경제권력인 재벌가가 자신들의 입장을 위해 나약한 노동자의 삶은 무참히 짓밟는 내용은 무거운 현실을 반영한다. 무거운 메시지를 갖고 관객에게 큰 웃음과 시원함을 주는 영화라는 점에서 <베테랑>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침체기였던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킨 <암살>과 <베테랑>이 어떤 기록을 세울지 관심이 주목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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